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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Mar 31. 2017

나 자신을 믿는다는 것

내가 잘 할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재수를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의 친구와 저녁을 먹었죠. 그 친구는 자기가 가고 싶었던 학교, 시험 등에 늘 합격하는 능력자였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네가 바라는 대로 일이 잘 풀리는 원동력이 뭘까?


공부를 하는 방법보다는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수험생활의 시기를 지냈는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무엇을 하든 늘 자신이 없었고, 실패도 많이 했기에.

늘 자신감에 차있고,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무척 궁금했죠.

친구의 대답은 무척 간단했습니다.


그냥 나를 믿는 거지, 내가 잘 할 거라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낼 수 있다고 난 항상 믿고 살아


나를 믿는다는 말. 그것은 어떤 글로도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예전에 친구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을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어렵지, 뭔지 모를 수도 있고. 근데 그렇게 해야 돼. 그래야 잘할 수 있어


더욱 아리송했습니다. 그 어떤 설명으로도 마음속 깊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죠. 그러고 보면 그때까지 저는 제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도 늘 결과에 대해 불안해했고, 그로 인해 많은 실수도 하고, 결과도 좋지 않을 때가 많았죠.

 

어쨌든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그 친구의 말대로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 자신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 인지 그리고 어떤 기분과 느낌인지는 명확히 모르겠지만. 

"그래 나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매일 되뇌고, 그것이 사실인양 믿으려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무척 어색했죠. 이것이 그 느낌인지도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정이 되고 침착해지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마음이 좀 여유로워졌다고나 할까. 내가 나를 믿으니 세상도 내 편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기분이었다. 


그때부터는 공부하는 게 그렇게 싫거나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결과가 두렵지도 않았고요. 성적도 점점 올랐습니다. 중간중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크게 당황하거나 기분 나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지 않는 담담함이 스스로 신기했습니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 뭐' 라며 훌훌 털어버리곤 했죠.

 

시간이 지나, 대학에 입학하고 또 계속해서 살아나가면서 저때 배운 마음가짐이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일을 앞두고서 잔뜩 긴장을 한다든지, 결과를 두려워한다는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요.


가끔은 무너질 때도 있고 방황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늘 상기하려 합니다. 나는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려 합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내가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공자의 말대로, 멈추지만 않는다면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 되지 않으니까요.

나는 잘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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