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이쌤 Dec 02. 2020

영어강사의 장점 알려드립니다

동네 학원 영어강사로 살아남기2 

반만 하는 사회생활   

       

 지인이 작은 사무실로 이직을 했다. 뭔가 밉보였는지 자기를 안 좋게 보는 상사와 파티션 하나 거리에 하루 종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나와 맞는 사람, 아닌 사람 있기 마련이고 그건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하루 종일 함께? 소름이 쫙 돋는다. 나는 상상하기가 힘들다.      


 액션, 로맨스, SF, 판타지 등 여러 가지 장르가 있겠지만 강사들이 깊숙하게 공감하지 못하는 장르 중 1등은 단연코 오피스 물이 아닐까. 조별과제의 함정에 빠져본 적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강사업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근무지의 규모나 과목 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업무의 특성상 수업시간에 따른 스케줄표가 나온다. 수업을 하는 그 시간동안은 동료든, 상사든 만날 일이 없다. 학생들과의 수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는 수업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학원 규모에 따라 교재 선정, 수업진도 등 큰 흐름은 전체적으로 정해지겠지만 1시간 내에 수업을 어디까지 하는지, 단원마다 수업진행을 어떻게 하는지는 전적으로 강사의 역량에 달렸다.      


최소한 교실에서,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그 공간은 나의 것이다.

학생들이 듣고 있는지, 잘 이해하는지 학업적인 부분은 물론 오늘은 컨디션이 어떤지, 요새 학교나 학원 생활은 어떤지 관계적인 부분도 잘 설계해나가야 한다. 간식으로 학생들의 환심을 사는 강사도 있고, 무뚝뚝하지만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강사도 있다. 칭찬도 욕도 먹지 않는 무난한 강사도 있고 학생들의 평판이 극과 극인 강사도 있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은 강사의 역량이다. 교실 밖의 관계보다 교실 안에서 학생들과의 관계에 훨씬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학원과 강사의 계약은 대부분이 프리랜서 계약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에서 말하는 소위 연줄이나 진급에 대한 사회생활이 거의 필요가 없다. 오히려 어떤 이들은 학원에서 직책 맡지 말라고 한다. 학원에서 대우해주는 강사의 조건은 딱 하나다.      

‘학생들에게 평판이 좋은 강사‘     

 초등학생들에게는 사랑받는 강사가, 중 고등학생들에게는 성적을 향상시켜주는 강사가 좋은 강사 이고 학원은 그런 강사를 원한다. 회식, 상사와의 관계, 사회생활에 대한 걱정 물론 전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학원업계에서는 반만 해도 된다.     

           



무한 경쟁이 가능한 곳      


 친구가 이직한 수학학원에서 고등전임으로 일하는 선생님의 월급이 800만원이라고 했다.

‘와 멋지다 그 쌤’ 진심으로 감탄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려는 찰나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한마디가 더 붙었다. ‘그 쌤 29살이야’     

20대에 월급 800만원이 가능한 직업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학원은 서울 유명한 대치동 대형학원도 아니다. 어느 광역시의 성장 중인 학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선생님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1타 강사, 유명강사도 아니었다.     

 프리랜서의 세계의 장점은 몸값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학원 계에서 초, 중, 고등 강사를 구분하는 실력과 급여차이가 상당한 편이다. 영유아를 포함하는 영유(영어유치원) 선생님, 자격증영어(토익,토플,오픽), 기업출강 까지 포함하면 스펙트럼은 더더욱 넓어진다.      

자신이 준비한 자료와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후기를 끌어내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학생들은 내신점수에 따라 아이들이 학원을 옮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다양한 자료를 이용한 반복을 통해 내용암기를 도와주는 선생님을 선호한다. 


 고등학생부터는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한 호불호를 확실히 표현하기 때문에 합이 잘 맞지 않는 사이에도 억지로 수업을 지속하기는 힘들다. 유명 인강 사이트 1타 강사를 만든 것은 바로 그 고등학생들의 수강 후기니까 말이다. 성인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당장 대형학원이름, 수강 강좌 이름만 검색 해봐도 구체적인 수강 후기를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성인영어 부터는 본격적으로 스스로 돈을 내고 구입하는 교육서비스로 인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사라면 무한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사의 급여체계에 대해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월급제와  비율제 라는 시스템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나온다. 어느 정도 학원에서 인지도를 쌓았거나, 수준이 높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 강사들은 비율제를 선호한다. 본인의 수업을 듣는 학생이 많으면 많을수록 급여를 많이 가져 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심해야 할 점은 모든 일은 양극단이 있기 마련이라 반대로 박봉에 시달리는 쪽도 영어강사다. 공급이 많이 때문이다.   비슷한 일에 싫증을 느끼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경쟁을 통한 발전가능성에 매력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전 01화 나는 어쩌다 영어강사가 되었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