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나오시마에서 유명하다는 오므라이스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그러기엔 역시나 매우 더웠다. 아침을 먹은 지 7시간이 지난 상태라 기력도없어서 여기서 어떻게든 점심을 먹어야 했다. 1층 식당은 이미 만석이라 2층으로 올라가 보니 기념품 가게 안에 카페와 식당을 겸하고 있는 곳이 있어서 여기서 먹기로 했다.
짜잔
전망 좋은 베네세 하우스 카페
세토 내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았다. 강황밥과 닭고기 토마토 카레 비스무리한 요리와 망고주스를 주문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문양이 그려진 병에 음료를 담아주는 센스!음식은 다카마쓰 여행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비쌌지만(1,810엔) 맛은 가장 평범했다. 시장이 반찬이니깐 최대한 천천히 밥을 먹으면서 포만감을 느끼고자 했다.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푸른빛 바다를 보며 먹으니 여기가 천국인가요.
기력을 보충하고 나가는 길 1층에서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의 설치작품 <100 Live and Die, 1984>를 봤다.
역시 안도 다다오. 자연광을 이렇게 잘 쓸 수가 있을까. 그림자 또한 작품이다.
<100 Live and Die, Burce Nauman, 1984>
Smell and Die
작품을 자세히 보면 100개의 문구에 모두 영어 동사가 들어가 있고, 각각 살거나(Live) 죽는다(Die)는 단어가 들어가있다. 먹고, 자고, 말하고, 아프고. 다 인간사와 관련 있는 단어들이다. 생각해 보면 이 작품처럼 인간의 삶이란 몇 개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왜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하고, 가슴 졸이고 했는지. 참.
랜덤으로 전구가 켜지는 것을 보다가 굉장한 것을 봤다.
짜잔
전구가 다 켜지면 다시 하나씩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100개의 빛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떤 삶이든 다 반짝반짝 빛나는거야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관람을 마치고 노란 호박을 보러 내려갔다. 역시나 더워서(덥다는 말을 100번 한 듯)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배차 간격이 30분이 넘었고, 정류소에서 기다리다 지쳐 걸어가기로 했다. 다행인 것은 계속 내리막길이었고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시원했다는 점이다. 내려오니 베네세 하우스 호텔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