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를 안하는 사람

나는 나를 아끼고 있나?

by 꿀별

방청소가 뭐죠?



내가 보니까 너는 방청소라는 개념이 없더만



지인에게 들었던 말이다. 치움의 개념이 없는 내 방을 자주 들린 지인은 소파에 앉아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팩트라 웃음이 났다. 그렇다. 나는 방청소를 안하는 것을 넘어 방을 청소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다.


시초는 아주아주 어릴때부터 시작된다. 나는 그때도 "what is the 청소?" 그 자체였다. 엄마는 내 방을 보면 기절하기 직전이었고,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며 "내 방인데 무엇이 problem?" 했다. 스킨을 바르기 위해 뚜껑을 열면, 닫지도 않고 외출을 하는 것은 물론, 이불정리도 안했다. 화장실과 방에는 내가 남긴 머리카락들이 엉켜있었다. 엄마는 내 방을 치워주다 최후의 방법으로 내 방을 없애기까지 했다.




나도 노력해봤어. 내 방의 청소를..


나도 청소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때가 있었다. 엄마랑 오빠가 병원에 가 오랫동안 집을 비웠을 때의 일이다. 병원에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위해 나는 집청소를 했다! 그렇다. 분명 집청소를 했다. 그것도 꽤 열심히 했다. 그리고 엄마에게 당당히 외쳤다.



엄마 깜짝 놀랄 준비하세요!




엄마는 나의 말처럼 깜짝 놀랐다. 물론, 다른 의미로 말이다. 하하. 그날, 엄마는 깨달았다. 이 애는 선척적으로 청소 능력이 없다는 것을..


방을 안치우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보태자면,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집이 더러운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침대 위에도 여러 물건을 올려놓는데, 이걸 치워야지 하는 생각보단 이것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잘 자야지. 하는 생각이 더 강하다.


제목_없는_아트워크 5.jpg 그럴거면 침대를 치워


그런 나도 요즘 청소라는 것을 하고 있다. 혼자 살면서부터 스스로 결심해서 청소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카락을 줍고, 물티슈로 가라앉은 먼지들을 닦는다.


내가 이렇게 청소를 하게 된 이유는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 방청소도 포함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치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사람이 그렇다. 자기 자신을 놓기 시작하면, 잘 안씻고 방도 안치운다. 내 방에서 악취가 나든말든.. 언젠가 놀러갔던 친구집의 깨끗함을 보았을 때 느꼈던 충격도 한몫한 것 같다. 내가 나에게 잘하고 있지는 않구나..


아침에 운동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일의 능률이 오르고, 나에 대한 만족도가 오른다. 이는 환경도 그런것 같다. 내 공간이 깨끗하면 즐겁게 일할 맛이 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나로서 아끼는 기분이 든다.


제목_없는_아트워크 6.jpg 오늘도 파이팅!


여전히 청소는 귀찮은 일이지만, 청소를 하고 나서 개운함과 쾌적한 환경은 경험해도 질리지 않는다. 다들 이래서 피곤함을 무릎쓰고 청소를 하나보다. 앞으로도 나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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