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토마토파스타와 이별했다.
18화 토마토파스타 편
완숙 토마토의 계절이 되면 박스채 구매해 토마토를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푹 끓여 갈아놓았다. 이거 하나면 건강주스도 만들고, 토마토소스도 만들 수 있고, 그리고 그냥 홀짝홀짝 마실 수도 있다. 토마토 고유의 맛은 표현하기도 참 어렵다. 채소로 분류되었지만 어찌 보면 과일에 가깝기도 한 이 녀석의 정체란!
만들어 놓은 토마토주스가 오늘은 없다. 요즘 한 끼 해 먹는 게 보통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라 시판용 토마토소스에 야채와 남은 불고기용 소고기를 넣어 파스타용 소스를 만들었다. 이것도 만만치 않았음을 고백한다.
이제 토마토 파스타를 만났으니 꼭꼭 씹어 서서히 이별해야 된다. 식사 후 느끼는 포만감, 더 먹고 싶은 욕구, 알맞게 먹은 만족감등을 둘러앉아 두런두런 나눈 이야기와 함께 여러 형태로 퍼져 개별적 이별을 맞이할 것이다.
나는 넘치는 포만감에 후회를, 아들은 양껏 먹지 못했다는 불만족, 그리고 남편은…… 안 물어봤다.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토마토파스타와 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