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2

싱가포르 - 도넛과 나이트사파리

by GIL


Day 22


자녀 2명을 모시고 일찍 택시를 타고 나간다. 첫째를 내려준 후 둘째와 천천히 이모들과 만나기로 한 빵집까지 걸어갔다.

더 이상 특별한 일정이 없는 둘째는 병이 없어지고 진심으로 행복해 보인다. 그래, 우리 행복하자.



언제 가도 좋은 뎀시힐

오래되었으나 잘 정비되어 있고, 숲이면서 약간의 부내가 섞여있는 곳.


어린이들은 도넛을 먹고, 어른들은 빅브랙퍼스트를 시켜서 커피와 마신다. 도넛을 흡입한 둘쨰가 놀이터로 뛰어 나가서 논다. 꼬꼬마 동생들에게 한국말로 말 타는 법을 알려주는 어린이 ㅋㅋㅋ

돌아와서 엄마가 남긴 베이컨과 소시지도 야무지게 먹고 이모들과 팔씨름도 모두 이겨버리는 7세, 대단함

어린이들은 야구왕 허슬기 야구만화에 빠져들고 우리는 수다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서울에서 만나기 너무 힘들었던 큰언니를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다. 우리는 사이좋은 세 자매다.


아이들은 먼저 돌아가고, 나는 아들을 기다렸다가 같이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 환승지에 있는 알렉산드라 호커센터에서 사탕수수주스를 드링킹 한 후, 락사와 라이스덕을 먹었다.

너무 맛있게 먹은 지라, 내일 또 와서 문 닫았던 딤섬집에서 딤섬을 먹자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긴 하굣길도 중간에 딴짓을 한 번 하면 나름 즐거워진다.

사탕수수 골수까지 짜내주는 사장님


너무 덥고 피곤했으나, 어린이들은 지치지 않고 나이트 사파리를 가자고 한다.

나이트 사파리… 3일 전에 다녀 온 나이트 사파리를 다른 멤버들과 함께 다녀왔다.


택시비 40달러(금요일에는 48달러였음)

맥도날드에 도착해서 아이스크림과 해피밀을 뿌갠 후 트램을 탔다. 해 질 녘에 타고 싶었으나 줄 서서 기다리다 보니 밤이 되었다.

노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동물원, 다시 봐도 신나는 사파리 트램

우리나라의 동물원처럼 쇠창살이나 철조망이 없어서 보는 나도 죄책감이 덜했다. 동물들에게도 더 좋지 않을까?



큰 어린이들과 왔을 때처럼 트램만 타고 오려했는데, 언니와 조카가 쇼도 보고 트래킹도 하자고 한다.

어린이들 체력에 가능한가 재차 물었지만 모두 좋다고 하기에 9시 반 공연을 예약한 후 트래킹을 갔다. Tasmanian Devil Trail을 가서 Tiger Trail에 잠시 끼어들어 호랑이를 보고 오기로 계획을 세우고 떠났다.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끈적한 밤의 동물원, 열대 우림이라도 걷는 것 같은(진짜 열대우림은 갈 수가 없으니) 느낌이었다.

멀리 초승달이 떠있고 거대한 식물들이 빽뺵히 들어차있는 곳을 걷고 있자니 루소의 그림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나의 겁이 많은 언니는 걷는 것만으로도 기절 직전, 내가 앞장서고 어린이 두 명이 양쪽에서 손을 잡아주어 언니는 겨우 겨우 한 발씩 소리 지르며 걸어갔다.


태즈매니아 데빌은 곰이나 쥐를 섞어 놓은 것처럼 귀엽게 생긴 어느 작은 육식 동물인데 나름 사납고 울음소리가 밤과 어울리게 괴기한 느낌을 주었다

왈라비(캥거루 친구)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곳에서 언니는 또 기절 ㅋㅋㅋㅋ

뻗은 태즈매니아


호랑이는 못 보고 돌아왔다.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겨우 공연을 보는데, 공연이 또 너무 재미있었다.

너구리부터 부엉이, 멧돼지까지… 그러나 너무나 졸려져 버린 어린이들은 급기야 눕기 시작하고… 우리는 급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택시를 탔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새 언니 집 앞 사거리이다. 술 한방울 마시지 않고 밤늦게까지 노는 청년들이 가득한 곳

뒤에는 택시 안에서 고이 잠든 어린이들. 사랑하는 사람들




화, 금 연재
이전 16화Day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