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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ndraw
Jul 29. 2024
전시를 준비하며 9
철수, 초록 수집가
원래 전시는 11.30 까지였으나, 평일에는 철수할 시간이 안 되는 관계로 주말로 미루고, 또 갤러리 사정으로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미뤄졌다.
철수 당일, 친구와 스키야키를 먹었다. 리필까지 해서 배가 터지도록 먹고 철수를 하러 갔다. 포장하느라 구부릴 때마다 속이 더부룩할 지경으로 먹어댔다.
설치와는 다르게 철수는 매우 간단했다.
1. 그림을 떼어내고
2. 캡션도 떼어내고
3. 왔던 그대로 포장해서
4. 차에 잘 포개어 담는다.
5. 집으로 가져와서 한 구석에 잘 놓아둔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고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차에 탔다. 커피는 적당히 따뜻하고 맛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해가 지고 있었다. 지는 석양에 물든 한강변 아파트의 오래된 벽면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이다.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이 따뜻했다.
전시를 하는 나도, 전시를 하지 않는 나도, 모두 같은
나
이다. 전시를 했다고 해서 나에게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했고,
감사한
시간을 가졌고,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었다.
내일은 월요일이고, 나는 회사에 가서 주간 매출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직장인이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 있는 작은 꿈 덕분에, 내일 출근하는 발걸음이 예전처럼 무겁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초록수집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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