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2번의 수술을 해야 합니다. 유방 절제술과 복원술, 유방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수술입니다. 그래서 내게는 2명의 담당 교수님이 있습니다.
유방외과 교수님은 항상 내 이름 뒤에 씨를 붙여 불렀습니다. 말투며 행동이며 어찌나 차분한지 엄마는 교수님만 보면 두 손을 가지런히 공수로 모아 인사했습니다.
교수님은 본인과의 만남 이전에 거친, 그 긴 이야기를 한 번도 끊지 않고 모두 들었습니다. 엄마는 경청에 힘 입어 정말 모든 일을 이야기했고 교수님은 그에 힘을 실어주려 더욱 크게 경청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놀랐어, 00씨 아직 젊은 데. 에휴, 아직 앤 데. 그래요. 근데 제가 봤을 때도 암은 맞고요. 치료 방법도 전절제 수술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너무 안타까워. 수술이 필요 없으면 좋을 텐데. 그래도 교수님이 잘 발견해주셔서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래, 봉합도 너무 잘해주셨네. 치료할 수 있는 단계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이제 나을 일만 남았어요. 5년 동안 잘해봐요, 우리.”
이렇게나 쉽게 결말이 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내 오른쪽 가슴을 떠나보내기로 했습니다.
나는 첫날 그 이후 엄마 앞에서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아침마다 부은 눈을 해도 모른 척, 아빠가 베란다 호스 물에 눈물 소리를 흘려보낼 때도 모른 척했습니다. 밤마다 혼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 베갯잇을 적셔가면서도 다음 날이면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습니다. 그런데 내 어깨 토닥거리는 그 톡톡 두 번에, 다시 눈물을 뚝뚝 드러냈습니다.
“그래요. 마음고생이 심했어. 어머니도 속상해서 힘드셨고.”
성형외과 교수님은 멋쟁이입니다. 긴 곱슬머리는 항상 윤이 흘렀고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새침한 인사에 깐깐해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수술에 진심인 사람처럼 수술 관련된 것이라면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줬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하나를 물어보면 내 눈높이에 맞춰 열을 알려줍니다. 다 답을 해주고도 또 궁금한 것은 없느냐 묻습니다. 내가 장난 삼아 “가슴이 너무 작아서 맞는 보형물이 없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을 땐,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며 보형물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꺼내 보여줬습니다.
진료실 문이 닫힐 때까지 꾸벅꾸벅 연신 인사를 하고는 엄마와 서로 마주 보고 웃었습니다.
“이제 정말 나을 일만 남은 것 같아.”
“그래, 정말 나을 일만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