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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호 온천] 일상이 불안하면 뜨끈한 물로 몸 지지기

도야호 여행 ep3. 도야 속소 만세각 호텔 + 노을빛 노천탕 

by 사이 Jan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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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호 여행 ep2. 우스산 로프웨이(케이블카) +  달리기 에 이은 글입니다.




붉게 물드는 노을 뷰 
만세각 인피니티 야외 온천


이번 여행에서 크루즈도 좋았고 케이블카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코 도야호를 바라보며 즐긴 노천 온천이다. 따끈한 물에 온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걱정, 불안거리들이 싹 녹아내린다. 워낙 목욕을 좋아하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명상하는 걸 좋아해 온천욕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누리는 것 같다. 자연풍광 속에서 즐기는 온천은 내 행복 ‘치트키’ 임이 분명하다.


호텔 맨 위층에 위치한 180도 탁 트인 노천탕은 도야호와 수평선으로 이어져 있다. 인피니티 수영장만 있는 게 아니다. 이곳에는 인피니티 노천탕이 있다. 도야호를 바라보여 가로로 쭉 뻗은 노천탕은 몸을 깊이 담글 수도 있고 선배드에 눕는 것처럼 무릎까지 오는 깊이도 있어 온몸을 담갔다 답답하면 허리춤까지 담글 수 있어 오래도록 머무르기 좋다. 한쪽 구석에 계단 하나를 두고 커다란 국그릇 모양의 1인탕이 놓여 있는데 이곳이 참 명당이다. 다리를 쭉 펼 정도는 아니고 무릎을 굽히거나 양다리를 원통 밖으로 쭉 뻗을 수 있는데 이곳에 있노라면 나만의 공간인양 아늑하고 편안하다. "좋네~ 좋아, 너무 좋아!"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난다. 다리를 원통 밖으로 내밀고 있으니 내 몸이 떠오른다. 달달한 초코라테에 동동 떠있는 마시멜로 같다. 지쳐 떠났던 곳에서 달콤한 휴식을 즐기니 힘들었던 감정은 무뎌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충만해진다. 뭐 그리 대한 인생이라고 아웅다웅 살았을까.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꽤 성공한 인생이다. 내 인생에 태평천하가 이곳에 있다.


혼자 아늑하게 즐길 수 있는 1인 탕 (출처 : 공홈)혼자 아늑하게 즐길 수 있는 1인 탕 (출처 : 공홈)



도야호 대욕장 노천탕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해 질 녘 노을과 깜깜한 밤 불꽃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가볍게 도야호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살랑거리는 시원한 바람과 어둠이 스며드는데 이때 노천탕을 찾으면 딱 좋은 타이밍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녁 먹을 시간에 대욕장에 가면 전세탕이 따로 없다. 리틀 후지산, 요테이산을 배경으로 물드는 핑크 노을을 노천탕에서 턱을 괴고 한참을 바라본다. 노을은 충분히 즐기기에 짧다. 이내 호수 위로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아니면 이곳이 호수 인지 아닌지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캄캄하다. 이때 호수 끝자락부터 반짝반짝 폭죽이 터지기 시작한다. 까만 도화지에 불꽃이 핀다. 작은 온천 마을에서 즐기는 불꽃치곤 제법 웅장하다. 높은 곳에서 터져 폭포수처럼 내려오는 폭죽이 있는가 하면 높이와 시차를 두고 꽃송이처럼 팡팡팡 터지는 불꽃은 노을로 가라앉았던 내 마음을 다시 들뜨게 한다. 애나 어른이나 불꽃을 보면 흥분하는 건 마찬가지 인가 보다. 


노천탕에서 볼 수 있는 노을, 저 멀리 요테이산도 보인다.노천탕에서 볼 수 있는 노을, 저 멀리 요테이산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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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만세각(左) / 노을 진 도야호(右) / 지는 노을 보고 탕에 들어가 불꽃이 끝날 때까지 있으니 불꽃 팡팡 기념 사진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이 태평성대로세!



40대 중반, 인생 2막의 기로에 서있는 나에게도 다시 한번 불꽃이 필까?! 요즘 내 일상은 해 질 녘 노을처럼 잔잔하고 아늑하기 짝이 없는데 내 인생은 이내 내리막길로 접어든 걸까? 아니면 다시금 타오를까?! 분명한 건 내 인생의 한 캡터는 끝났다는 거다. 그리고 다른 챕터로 넘어갈지 아님 책을 덮고 끝낼지, 새로운 책을 다시 펼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이른 은퇴가 나에게 선물일까 아닐까?! 잔잔한 노을과 연이어 화려한 불꽃을 보니 온천수로 씻어버린 근심거리가 온천의 뜨거운 수증기처럼 다시금 피어오른다.


에라 모르겠다. 태평성대 이루었으면 잠시 쉬어가도 되잖아. 20년 동안 경마주처럼 살았으면 쉼표 찍어도 돼. 비워야 다시 채우지. 여건이 되는 지금 최선을 대해 즐기자. 그리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온천으로 허기진 배를 야식으로 달래고 긴 잠을 자야지. 그게 내가 할 오늘의 최선이다.





도야호 만세각은 이래서 좋았어요


인피니티 야외 온천탕

룸레잇이 더 비싼 '더 레이크 뷰 토야 노노카제 리조트'에서도 투숙해 보았지만 온천탕은 이곳이 더 좋아요. 

특히 다리가 불편하신 분은 실내탕에서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야외탕이 있는 이곳이 낫습니다. 

더 레이크 뷰 토야 노노카제 리조트는 빙글빙글 계단을 올라가야 야외 온천탕이 나온답니다.


꽤 괜찮았던 조식

제일 좋아하는 일본 가정식. 밥국반찬이 맛있고 밥은 언제나 일품입니다.

달큼한 계란말이와 아이스크림이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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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안에 있는 볕 좋은 카페

달달한 라테를 먹으며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고 

호수 산책로로 바로 연결된 문으로 나가 걷기 좋습니다.



이렇게 즐겨보세요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다들 식사할 노을 질 무렵에 노천탕을 권합니다. (불꽃은 한정기간)

깜깜할 때 가면 눈앞에 보이는 것이 호수 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어둡답니다.

자매품 족욕탕도 대욕장 옆에 있어요. 목욕을 하지 않고 발만 담글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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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욕장 옆 족욕탕(左) / 도야호를 바라볼 수 있는 실내탕(中) / 시원한 바람이 부는 노천탕 (右) (출처 : 공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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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남녀 탕이 바뀌며 사용했던 지하 대욕장 사우나 (左) / 이곳도 아기자기 초록뷰 (右) (출처 : 공홈)






초저녁부터 늦은 저녁까지 노을과 불꽃을 함께 볼 수 있는 노천탕이 있는 만세각

https://maps.app.goo.gl/NHNrP2Li969GtwV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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