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이 Dec 18. 2024

[흰수염폭포] 청의 호수를 닮다

후라노-비에이 투어 ep5 : 예쁜 사진과 함께 소리도 담아보아요

후라로-비에이 투어 ep4. [청의 호수] 계절 따라 다른 물빛 에 이은 글입니다.



흰 수염 폭포 - 계곡 물소리를 담다.


흰 수염 폭포는 청의 호수를 닮았다. 그가 가을 옷을 입으면 이곳도 단풍을 입는다. 붉고 노란 옷깃 사이로 흰 물줄기가 세차게 내려앉아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산기슭 어스름한 물안개를 품고 있는 모습도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물소리. 청량한 물소리가 계곡을 따라 산울림이 되어 돌아온다. 단체관광으로 간다면 잠시 잠깐 머물기에 사진 찍기 바쁘지만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소리를 한번 들어 보길 청한다. 특히 겨울 끝자락에는 녹아내리는 눈으로 계곡물은 굵어지고 그 소리 또한 굵어져 우렁찬 산울림이 되어 되돌아온다. 자연이 빚는 산울림이 온 마음을 뒤흔들기도 하지만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맑은 소리가 탁했던 마음까지 씻겨줘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계곡의 고드름 마냥 뾰족하게 쏟아 있던 내 마음도 저 멀리 계곡물 따라 흘러간다. 찰나와 같지만 혼자 고요히 물소리를 담는다. 


초록잎과 파란 하늘, 청아한 여름날의 흰 수염 폭포
단풍과 안개, 몽환적인 가을의 흰 수염 폭포
몸도 마음도 시린 겨울의 흰 수염 폭포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한여름의 흰 수염 폭포는 초록과 파랑, 하얀 빛깔의 스펙트럼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 흰 포말의 물줄기, 듬성듬성 붓 터치한 이끼, 초록 잎이 풍성한 가지를 계곡 아래로 뻗어 내리는 싱그러운 나무들, 눈 내리는 겨울에 비해 물줄기는 가늘어졌지만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 여기에 더해 가을과 겨울에 보지 못했던 저 멀리 산등성이와 드높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와 또 다른 모습이다. 청의 호수를 닮아 이곳도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https://maps.app.goo.gl/7aLmyH3uPHJwHv7V8


#퇴사 #혼자여행 #혼여 #아줌마_여행 #여자_혼자_여행  #엄마_혼자_여행 #홋카이도 #삿포로 #비에이_투어 #비에이_뷰투어 #후라노_비에이_투어 #흰수염폭포 #흰_수염_폭포 #시라히게노타키 #흰수염폭포_겨울 #흰수염폭포_여름 #흰수염폭포_가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