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어 감에 따라, 트럼프의 관세 자체를 걱정하는 투자자는 상반기에 비해 많이 줄어든 듯 보인다. 그러나 각국의 돈 풀기 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며 이것으로 인해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증시가 '경기 침체'를 걱정해 큰 폭으로 하락하는 하락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장은 똑같은 오판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종종 거의 모든 투자자가 본능적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것을 걱정해서 하락장을 만든다(역사적인 평균으로 2-3년 주기). 미국 증시가 하락장을 진행할 때에는, S&P500 기준으로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하게 되며, 대부분의 경우 17% 넘게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미국 증시에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하락장은 총 4번이 있었다. 4번의 하락장은 다음과 같다.
2018년 10월 -2018년 12월 하락장 : 경기가 둔화될 것만 같은데 파월의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하면서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경기 침체'를 걱정하면서 만들어졌던 하락장. 경기 침체가 오지는 않았다.
2020년 2월 -2020년 3월 하락장: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정부가 셧다운 정책을 시행했고, 수요가 강제로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를 걱정해 만들어진 하락장. 실제로 경기 침체가 왔다.
2022년 1월 - 2022년 10월 하락장: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오래 유지하고 이것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올 것을 걱정해서 만들어진 하락장. 경기 침체가 오지는 않았다.
2025년 2월 -2025년 4월 하락장 :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민간 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이것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올 것을 걱정해서 만들어진 하락장. 경기 침체가 오지는 않았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의 4번의 하락장을 살펴보면, 시장이 '경기 침체'를 걱정했다고 해서 실제로 '경기 침체'가 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시장이 경기 침체를 예측한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되는 '시장이 정답이다'라는 월스트리트의 격언에 전면적으로 반하는 것이다. 시장은 정답이 아니다. 시장은 자주 오판한다.
그런데 시장은 한번 오판했던 주제에 대해서는 다시 오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기 침체가 올 것만 같았지만 그 뒤에 경기 침체가 어떠한 이유로 오지 않았다면, 그러한 이유에 주목하며 이번에도 그때처럼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증시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2022년에 이미 한번 오판했다. 당시 사람들은 돈 풀기의 결과로 나타난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돈을 풀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강력한 것을 의미했기에 경기 침체가 좀처럼 오기는 어려운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가 오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시장은 앞으로도 '경기 침체가 오지 않았던 이유'에 주목하면서 '돈 풀기의 결과로 나타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에 대해서는 2022년과 같은 오판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시장은 종종 오판한다. 시장을 구성하는 투자자들이 전체적으로 종종 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똑같은 오판을 반복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과거에 시장이 무엇을 걱정해 하락했는지를 기록해놔야 한다. 시장이 오판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미국 증시가 단기 조정을 보여줬을 때 그것은 하락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싸게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