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작가가 됐고, 지금은 그렇게 물 흘러가듯, 그에 맞는 삶을 살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책을 출판하기 전에는 작가는 그냥 글만 쓰면 되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래 뭐, 작가니까 내 경험들을 바탕으로 책을 내면 되겠지"라는
이 순수한(?) 생각은 첫 책을 내고 나서, 산산조각 나버렸다.
소위, 작가 그리고 출판이라는 시장의 현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글만 잘 써서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명문대 갈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다.
만약 "글쓰기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면, 내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나 역시도 작가로서의 명함을 당당하게 내밀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콘텐츠가 매일 몇 억 개씩 생산되고, 쇼츠와 릴스와 같은 짧은 영상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서 천재적인 작가라고 한들, 생업으로 이어가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가 아닌 것 같은 나는 각종 SNS를 하고 있다.
이런 뉴 미디어(New Media) 시대에서 작가로서의 브랜딩(Branding)과 작품의 노출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나 역시도 그 소셜 미디어의 혜택을 받아서, 브런치를 통해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으니, 소셜 미디어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를 업으로 삼아가고 있는 현재의 내게 마케팅 그리고 소셜 미디어는 다소 혼란스러운 존재로 다가올 때가 있다.
작가라면 응당 좋은 작품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내 작품을 알려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초보 작가에게는 "필력을 제고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셜 미디어 활동을 열심히 해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제에서 딜레마(dilemma)에 빠지고 만다.
현재는 10월의 출간 예정인 책 <옥시모론>의 텀블벅 펀딩을 진행 중인데, 각종 SNS에 홍보영상, 자료들을 직접 만들어서 열심히 올리고 있지만, 생각보다 차가운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조회수 때문에 실망하는 내 모습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사진 같아서 첨부했다 (눈에서 땀이 나네..)
관종(?)은 아닌데, 작가로서의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소셜 미디어)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작가인지, 인스타그래머인지, 유튜버인지 헛갈리기도 하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한다.
그래도 조금씩 늘어가는 구독자의 수와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 글을 보고 응원과 격려 혹은 감상평을 댓글로 달아주는 사람들을 보며, 작가로서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싸늘한 반응을 직면했을 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곧 작가 혹은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이자 지표임을 매우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에게 마케팅(소셜 미디어)은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이다.
다소 힘들겠지만, 관종까지는 아니더라도 필력을 쌓아가면서 작가로서의 브랜딩 그리고 작품으로 꾸준하게 독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작품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 마케팅이라는 칼을 예리하게 잘 사용할 수 있다면, 뉴 미디어 시대의 바람직한 작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