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진짜 엄마에 대해 물으면 뭐라고 말할 거야?"
"내가 진짜 엄만데?"
"......."
나는 아이를 입양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엄마 맞다. 무슨 소리냐고? 그럼 내가 가짜 엄만가? 진짜 엄마지.
우리가 보통 말하는 '낳아준 엄마'에 대한 바른 표현은 '친생모, 생모'이다. 그럼 입양한 부모는 '입양모, 양모'다. 주변에선 무의식 중에 '친생모, 생모'를 '진짜 엄마'라고 표현한다. 그 의미는 알겠다. 영어로 하자면, '오리지널'의 의미쯤이 아닐까?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진짜'의 반의어가 '가짜'라는 걸 간과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입양모, 양모'는 자연스럽게 '가짜 엄마'가 되어버린다.
이런 이유로 어린 입양아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너희 엄마 가짜라며?"
헉. 아이에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일 것인가. 생각해보라. 이것저것 세상엔 가짜가 넘친다지만, 엄마까지 가짜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그럼 아이는 엉엉 울며 집에 와서 이렇게 묻게 되어 있다.
"엄마, 가짜야?"
나쁜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썼다기보단 우리가 쉽게 쓰는 표현이라 큰 의미가 없이 사용되었다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받은 상처가 저절로 아무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글 하나로 입양아에 대한 모든 편견이나 상처가 될 만한 표현들이 한 번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내 딸이 수시로 상처받으면서 단단해져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도 노력은 해보는 게 부모 아닐까. 이 글을 읽은 당신께 나는 당부한다. 세상엔 진짜 엄마, 가짜 엄마 같은 건 없다. 그냥 내 딸에겐 '엄마'가 둘인 것이다. 그리고 굳이 말하자면, 둘 다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