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 가격이 '억'대까지?
종류도 가격도 다양한 붓, 100원부터 “억”단위의 붓까지!
이번 한국화 재료 공부는 문방사우(먹,종이,붓,벼루) 중 “붓“입니다. 붓은 가격,종류,용도가 굉장히 다양해서 그림을 그리기도 전에 붓을 고르다 지친 경험도 있으실텐데요, 예전부터 선조들은 붓 끝에 내면에 있는 마음과 기운을 붓 끝에 담아 전한다고 해서 붓을 사람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여길 정도로 중요하고 역사가 깊은 재료입니다. 뿐만 아니라 좋은 붓은 작품의 시작과 끝,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과연 어떤 붓이 좋은 붓인지, 어떻게 관리해 주어야 오래 쓸 수 있을지 붓에 대한 모든 꿀팁을 들고 왔습니다.
붓은 오래전부터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종이에 실체화하기 위한 필수 도구였습니다. 내면에 있는 마음과 기운을 붓 끝에 담아 전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도구, 무생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붓은 사람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여겼다고도 하는데요, 그만큼 역사도 깊고 중요한 재료 중 하나입니다.
동양화 붓은 규격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필방마다 붓 이름과 사이즈가 천차만별이에요. 특히 가격은 100원부터 2억7천만 원까지! 좋은 붓을 사기 위해 교수님, 학교 선배, 인터넷 등에서 물어물어 사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붓 하나 사기 위해 귀찮은 일을 감내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동양화 붓
동양화 붓의 크기는 대체로 1호에서 10호까지 약 10개의 종류로 나누어지지만, 호수로 이야기하기보다 태필(대형), 중필(중형), 소필(소형)로 구분합니다.
물론 가격이 높을수록 붓의 질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좋은 붓이 되기 위해서는제일 중요한 '첨제원건'을 갖추어야 좋은 붓이에요. 붓은 용도나 각자의 개성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붓을 선택하면 됩니다.
좋은 붓은 첨(尖),제(齊),원(圓),건(健)만 기억하세요!
첨(尖) 붓끝을 모으면 뾰족해야 한다.
제(齊) 눌러 펼쳤을 때 갈라짐 없이 가지런해야 한다.
원(圓) 필두 주위가 둥근 송곳 모양을 해야 한다.
건(健) 부드럽고 탄력성이 있어야 한다.
즉,
붓 끝이 잘 모아지면서 뾰족해야하고, 모 끝을 눌러 펼쳤을 때 길이가 일정해야합니다. 또한 먹이나 물감을 묻혔을 때 동그랗게 모아져야하며 부드럽고 탄력이 있어야 좋은 붓입니다.
인류 최초의 붓은 중국의 신석기 시대에 등장하여 약 25세기 동안 발전해 왔어요. 초기에는 나무 꼬챙이 끝에 석묵이나 옻을 찍어 사용했습니다. 이후 나무대 끝을 나무망치로 여러 번 두드려 섬유질이 털처럼 만든 다음 옻을 찍어 쓴 '죽필'이 발전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붓은 기원전 3세기경 진나라 몽염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 이전시대인 은나라 시대 갑골 문자에도 붓으로 쓴 흔적이 확인되며, 문헌상으로도 여러 주장이 있기 때문에 몽염이 살던 시대 전에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붓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몽염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의 관료이자 장군으로, 전국통일 이후에 흉노를 몰아내고 만리장성의 건축 및 북방의 수비를 감독하였다. 이 일로 인하여 진시황의 신임을 얻고 그의 측근이 되어 권세를 누렸으나, 진시황제 사후에 모함을 당하여 자살로 생을 마무리 한 인물입니다.
붓은 하나, 이름은 여러개?
동양화 붓은 각각 명칭이 있어요.
색깔과 크기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붓의 구조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흔히 붓을 잡는 부분인 붓대는 '필관', 필관의 끝을 '치죽'이라 부릅니다. 붓의 털 부분은 '초가리'라 부르며, 초가리 안쪽 중심 털인 '심소'로 붓의 힘을 결정짓습니다. 심소를 둘러싼 털은 '의체'라 부릅니다. 붓에 따라서 심소와 의체 사이에 증소로 불리는 털을 혼합하기도 합니다.
* 동물의 털로 만든 붓 '모필(毛筆)'을 기준으로,
의체는 보통 윤기가 나고 매끄러우며 가늘고 긴 형태로 가장 좋은 털을 사용합니다. 반면 심소의 경우에는 좀 더 굵으며 거칠고 의체보다는 좋지 않은 털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심소가 초가리의 안쪽에서 힘을 지탱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죠!
붓은 다람쥐, 너구리, 여우새의 깃털, 사람의 머리카락, 볏짚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며, 우리나라 동양화 붓은 주로 흰 염소 털과 족제비 털을 사용해요. 동물의 털은 모두 붓털의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적절한 붓을 고르기 위해서는 그릴 대상에 맞는 털의 종류를 고려해야 합니다.
동물성 재료: 족제비,노루,청설모,말,사슴,돼지,토끼,호랑이,소,개,염소 등 포유류의 털을 이용한 모필(毛筆)과 공작, 닭, 꿩 등 조류의 깃털로 만든 깃털붓(羽毛筆)
식물성 재료: 식물의 줄기나 섬유질이 긴 나무 줄기, 나무 등을 이용하며, 갈대, 대나무, 칡넝쿨 등이 있다.
붓대 재료: 많이 이용되는 재료는 대나무이고 역사적으로는 옥,금,은,상아,소뿔,도자 등으로도 제작되었다.
붓은 그림에서 표현할 부분에 따라 선택해요.
'서예붓'은 서예와 사군자 또는 굵은 선을 그릴 때, '선묘필'과 '면상필'은 세필붓에 속해 밑그림 본을 따거나, 세밀한 선을 그을 때, '채색필'은 일반적인 채색용, '바림붓'은 그라데이션에 적합합니다. '련필'과 '평필'은 넓은 면적을 칠할 때, '두드림솔'은 배접에 사용됩니다.
*사군자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상징하는 단어로 흔히 매란국죽이라 부릅니다. 덕과 학식을 갖추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던 선비들이 즐겨 그리던 주제의 그림
*세필붓
선묘,세필,면상,너모필 등 털의 종류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데, 세필붓에 속해 좁은 면적 또는 세밀한 묘사가 필요한 곳에 사용되며 털 끝이 가지런하고 탄력이 좋은 제품일수록 고급품이라고 합니다. 주로 그림을 그릴 때 세밀하게 그려야 하므로 예리하고 가늘고 작게 만들어집니다. 사람의 눈썹, 머리카락 등의 세부적으로 묘사도 가능한 붓입니다.
*사군자 붓
서예용 붓보다 탄력성이 좋게 만들어지고, 길고 예리하며, 힘이 있습니다.
*산수화 붓
사군자 붓과 비슷하나 붓의 끝이 완만하게 모아져 뾰족한 형태를 띄고 있으며, 사군자용보다 길이가 짧고 힘이 좋습니다.
*겸호필
두 종류 이상의 털을 혼합하여 만든 것으로, 만드는 사람마다 사용하는 재료가 달라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다양한데요. 양,소의 귀,닭 세 가지 털을 주로 혼합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탄력이 강한 강호필과, 부드러운 유호필의 사이 느낌으로 초보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글과 그림 모든 분야에 활용
붓은 제작 마무리 단계에서 상품성을 높여 보이기 위해 붓 털끝을 풀(아교)로 굳혀 딱딱하게 만듭니다. 구매 후 처음 사용하기 전에 붓털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풀이 녹기 시작하면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풀기를 완전히 제거해 주세요. (붓대는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붓 털을 정리할 때 쓰는 전용 빗도 있고 일부 필방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이 꽤 비싼 편.
* 붓을 처음 살 때 씌워져 있던 플라스틱 캡은
붓에 다시 씌우게 되면 붓털이 꺾이거나 통풍이 안 되어
붓이 상하게 되니 제거 후 버려주세요!
사용한 붓은 미지근한 물이나 흐르는 물에 빠는 것이 좋아요. 세척 후 붓끝은 잘 다듬어 붓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합니다. 말릴 때는 붓을 필가에 걸어 보관하거나, 완전히 말린 후 붓말이에 말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합니다. 통풍이 안 되는 곳은 붓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붓대가 갈라지고 털이 망가질 수 있으니 유의해 주세요.
붓을 풀어준 다음 먹물에 담가서 사용하는데, 이 때 먹물을 찍어서 바로 쓰지 말고 어느 정도 담가 두어서 먹물이 스며들게 한 다음 써야 합니다. 너무 세척을 자주 할 경우에는 깨끗하게 유지할 수는 있지만 건조가 되지 않아서 붓털의 수명이 짧아지고, 너무 세척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붓에 먹물 찌꺼기가 남아 마찬가지로 붓의 수명에 악영향을 끼치는데요, 보통 일주일에 2~3회 사용시 기준으로 2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척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붓을 세척할 때는 세제나 비누를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붓 털에 포함된 유분이 빠져 탄력을 잃고, 털이 수축되며 먹물을 잘 머금지 못하게 됩니다. 세척 후에는 붓이 완전히 마르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서 보관해 주세요!
*물에 오래 담가놓지 않기
*필관과 붓 털 사이 깨끗하게 세척해주기
*붓 끝을 모은 뒤 세워서 말려주기
*선선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기
동양화 붓 뿐만 아니라 모든 미술 붓은 깨끗한 세척과 건조, 올바른 보관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 유화,수채화,아크릴 붓도 동양화 붓과 관리법은 동일합니다.
좋은 붓은 작품의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붓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올바른 관리가 여러분의 작품 완성도를 더욱 높여줄 수 있을거예요! 저장 후 참고해 보세요
한국화 필수 재료 문방사우 [종이, 먹, 붓, 벼루] ! [종이, 먹] 의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이전 게시글 참고해 주세요, 다음 '벼루'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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