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머뭇거리지 말고 고백하고 또 고백하기
아이가 세 돌 반 즈음에 나누었던 아이와의 대화가 문득 떠오른다.
"우리 주아는 너무 귀여워"
"응? 왜?"
"그냥~ 이쁘다고"
뜬금없는 내 말에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고 표정으로 다 드러낸다.
"주아는 이쁘다고 하는 게 좋아, 귀엽다고 하는 게 좋아?"
"응. 나는 귀엽다고 하는 게 좋아"
"그래? 우리 주아 귀여워~"
다시금 이어지는 나의 고백에 아이는 이제 "히히" 소리까지 내어가며 행복을 만끽하는 듯 보인다.
"아빠, 그런데 나는 귀엽다고 하는 거랑, 이쁘다고 하는 거보다 아빠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더 좋아~"
우와.. 세 살 반, 아직 아기 같은 우리 아이의 고백에 그저 폭풍 감동이 몰려온다. 누가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던가.
태어나기 전부터 수천번 수만 번을,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부모의 사랑한다는 고백에 아이는 자신의 귀여움과 이쁨을 칭송하는 말보다 더욱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가는 고백들 덕분인지 아이는 사랑이 참 많은 아이로, 사랑의 표현에 거리낌이 없는 아이로 잘 성장하고 있다.
"아빠가 너무너무 사랑해"
"응, 나도 아빠 사랑해, 엄마도 사랑해"
그렇게 우리의 짧은 대화는 길고 깊은 여운을 남겼다.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그 짧은 대화로 인해 다시 한번 깨닫고, 다시 한번 결심하게 된다. 머뭇거리지 말고 고백하고 또 고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