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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 서점원 Aug 31. 2022

연애의 참견

2021

서점에는 친구끼리 놀러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들이 종종 있는데, 나 역시 책만 파는 NPC가 아니므로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일 때가 있다. 역시나 가장 흥미로운 대화는 연애와 사랑! 썸을 타는 사람이나 연인에 대한 고민으로 대화가 시작되면 카운터에 앉아 있는 내 귀도 쫑긋해진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랑이므로. 한참이나 조용히 엿듣고 있다 보면 막, 나도 대화에 끼어들어 이것저것 참견질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나는 중년의 사랑에 꽤 관심이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중년(과 중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고 싶다. 현대 사회에서는 중년의 사랑이라 하면 조금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음… 물론 그것 역시 동감한다. ‘사랑과 전쟁’, ‘부부의 세계’보다 조금 더 등장인물들의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지만, 내가 아직 어르신이 아니라서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 나이대의 사랑이라는 건 정말 감도 오지 않는다. 어떤 마음일까? 나이가 많다고 해서 사랑의 본질이 달라지진 않겠으나, 모양과 형태와 방식은 다르지 않겠나 싶어서 말이다. 나 역시도 10대, 20대, 30대의 사랑이 전부 달랐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점점 무감각해졌다고 해야 하나? 사랑만으로도 사랑하던 시절에서, 사랑을 위해 사랑을 하는 식으로 바뀐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보자면, 왜 그리 겁을 먹었는지 아쉬움과 후회도 많이 남는다. 사랑에 빠지는 건 정말 별일 아니었는데 말이다.


영화 <타짜>에서,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정마담에게 화가 난 호구는 이렇게 말했다. “믿음! 신뢰! 그런 게 중요하잖아! 우리한테는!” 두근거림과 설레임보다 믿음과 신뢰가 더 사랑에 가까운 것일까? 모르겠다. 사실 남의 연애고민을 듣게 되면 신이 나서 떠벌리기는 하지만, 정작 내 사랑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할말이 없다. 


책방무사 사장님이 부릅니다.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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