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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 서점원 Aug 31. 2022

목가적 삶

2022

어제는 밭 경계로 해서 개나리 묘목을 심었어요. 밭일을 하다가 하늘을 보니 ‘아, 이렇게 산에서 꽃밭이나 가꾸면서 평생 목가적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20대때 제 꿈은 ‘서른 은퇴! 경제적 자유 독립!’이었는데, 이미 실패했으니 다시 한번 ‘마흔 은퇴! 경제적 자유 독립!’을 꿈꾸기로 합니다. 인간의 수명이 늘면 늘수록 결국 노동을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날 뿐이라는 사실이 너무 서글프지 않나요? 어쩌면 인간의 수명은 더 늘어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원시 생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계장치와 전자기기가 없던 시대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고요. 물론 살아본 적 없으므로 환상만 가득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요.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적금 넣듯이 부었던 코인과 주식은 태초마을로 돌아갔어요.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간 숫자를 보니 분노와 슬픔보다는 웃음이 납니다. 하하하. 웃으면 복이 와요.


일종무종일, 나무아미타불,

인샬라, 세라비.


앞서 말한 ‘마흔 은퇴! 경제적 자유 독립!’을 이루기 위해 생활을 조금 바꿔보려 합니다. 큰 돈을 벌지는 못하니까 나가는 돈이라도 줄여보려고요. 우선은 항상 애용하던 의류와 화장품과 액세서리의 브랜드부터 최저가로 바꾸려 합니다. 핸드폰과 노트북, 카메라 등의 전자기기는 더 이상 교체하거나 새로 구입하지 않을 거고요. 배민과 요기요, 쿠팡, 번개장터, 당근 어플도 삭제했습니다. LP도,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거고요. 네이버 쇼핑 간편 결제도 끊겠습니다. 위스키와 와인 대신 다시 소맥으로.


하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북마켓 행사 때문에 방금 또 호텔 3박 결제함.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북마켓을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그러니 여러분, 책 많이 사주세요. 고맙습니다. 하하하. 웃으면 복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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