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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mGH Nov 04. 2018

04. 눈치 빠른 사람들

브런치, 회사가 시켜서 하는 거냐고요? : PI에 대해

기자도, PR인들도 정말 눈치가 빠르다.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사람들은 역시 다르다. 딱 3편의 글을 브런치에 올렸는데, 이미 상황 파악을 끝냈다. 이들은 브런치를 왜 시작했냐고 묻는 대신에, "회사가 시킨 거냐"며 콕 집었다.

 

'일이 늘었다'라고 농담했지만, 사실 반은 '진실'이었다. 채널은 자율적으로 운영하지만, 계기는 분명 회사와 관련이 있다. '개인의 기록'이라는 기본 성격에, 회사의 PR 목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 PI(Personal Identity)라는 키워드가 있다.


커피를 마실 떄마다 들은 말 "회사가 시켜서 하는 거죠?" [출처 : pixabay]


■ PI가 뭔데요?

입사 후 상사는 PI를 언급하며, 각자 글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낯선 말이었다.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정체성'이다. 맥락을 고려하면,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해보자는 의미였다. 실무진의 고민을 글로 풀고, 경험을 쌓아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우리가 실수와 위기를 넘기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직간적접으로 '여기어때'가 노출되는 건 덤이다.


'일개 직원의 PI가 큰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이 먼저 앞섰다. 스티브 잡스나 마윈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일반 사원에 대해선? 말단 직원의 스토리엔 힘이 실리지 않는다. 경험이 적으니, 흥미롭지가 않다. 의사결정권한도 크지 않기 때문에, 업계 영향력도 그다지… 공은 들이고 효과는 없는 활동이 될까봐, 3개월이 넘게 고민했다.

 

커리어 또한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출처 : pixabay]

 

■ 스타트업에 PI가 중요한 이유

결국 우리는 회사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에 집중했다. 스타트업은 '좋은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성장의 힘은 좋은 기획자, 좋은 개발자에서 나온다. 지원 부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좋은 동료를 언급한다. 입사 후 같이 일할 능력 있는 동료를 중요한 '혜택'으로 내세운다. '카만녀'로 유명한 김지현 마케터(우아한형제들)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기술자들이 회사를 선택한 기준이 '동료를 통한 성장 가능성'이라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연구 결과도 여럿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보고서 '보이지 않는 힘 : 동료효과'를 발표했다.** 미국 유통업체를 예로 들었는데, 생산성 높은 계산원이 주변 계산원들의 평균 성과를 끌어올렸다는 내용이다. 일 잘하는 사람 1명을 추가 배치하면, 파동이 조직 전체로 퍼진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도 반 구성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다르다고 한다.*** '근묵자흑' 같은 고사성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괜찮은 동료가 있는 곳에 좋은 신입사원이 몰린다[출처 : pixabay]

 

■'노력하는 PR입문자' 포지셔닝

동료가 채용 부문에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는 핵심 PR이슈다.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원을 홍보해야 한다.

 

우리 팀은 우리부터 행동으로 옮겨보기로 했다. 여기어때 커뮤니케이션실은 총 4명이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열심히 일하는 우리의 과정을 적는다. 모두 브런치 채널을 열고,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경우는 PR입문자로 포지셔닝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넘치지 않고, 특별한 네트워크를 보유할 만큼 외향적이지도 않다. 다만 내 몫을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강하다. 실수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브런치에 적는 글은 일종의 개인적인 성장기다. 그 안에서 우리 조직이 일하는 방법, 소통하는 방법 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출처 : pixabay]

나아가 다른 구성원의 활동도 적극 지원하려고 한다. 주요 IT기업이자, 숙박∙액티비티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브랜딩 하기 위해서다. 현재 회사에는 주요 상품을 선별해 콘텐츠를 만드는 숙소, 액티비티 큐레이터가 있다. 새로운 직군을 개척한 인물들로, 이미 인터뷰나 강연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영역을 넓혀 개발자,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인적 자원 활용하고 싶다. 미디어 인터뷰는 물론,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해 산업의 자문 역할을 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인용>

*김지현 마케터 브런치 : https://brunch.co.kr/@cardnews/16 

**조현국, 2009.12.24, 보이지 않는 힘 : 동료효과,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36호

***이진권 ( Lee Jin Kwon ) , 김경은 ( Kim Kyoung Eun ) , 김수진 ( Kim Su Jin ) , 서정은 ( Seo Jung Eun ) , 황재운 ( Hwang Jae Woon ). 2018. 초등학교에서의 급우효과 분석. 초등교육연구, 31(2): 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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