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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Aug 07. 2024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일

관악산 계곡

사람들은 왜 커뮤니티에서 모여 낯선 사람과 함께 걸을까!

물론 심플하게 걷기만 하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따로 혼자 그리고 함께 걷고 사람들은 만나고, 대화하고,

그들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어서 그 어떤 모임에 참가한다.


나는 왜 함께 걷기에 동참했을까?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이다.

그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에게서 배울 것은 있다는 표현이

너무 진부해서 쓰고 싶지 않지만  

조금은 다른 버전의 단어를 써보기도 한다.

내가 배우고자 한다면 그 어떤 사람에게서도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은 그 갈고닦은 스킬 때문 에라도 멋있을 테고,

아무런 포장을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자체로 진솔하고 꾸밈이 없어서 멋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첫 만남에서, 내가 호의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사람들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즘 나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은 변했다.

사람들이 좋으면 이 관계를 계속 지속하고 싶은 욕망이 넘치는 반면

요즘은 이 한 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유로움을 갖는다.

이 보다 더 무얼 바라겠는가!  하지만 이 좋은 사람이 더 알고 싶어 졌다는

그런 마음은 꾹꾹 눌러 담는다.  


사람이 알고 싶다는 생각은 내가 바라는 그 어떤  모습을 그려놓고,

그 바람 속에다 그 사람을 끼워넣기 작업을 했다는

신호탄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사랑이 시작될 때  흔히 쓰는 아주 설레는 단어인

너를 더 알고 싶어 졌어라는 단어의 숨겨진 의미를

나에게 적용해 볼 때 그다지 설레는 단어가 못된다.

이런 해석은 다분히 김이 확 빠지는 느낌이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렇다.


당신이 좀 더 알고 싶어 졌다는 그런 단 어보 다더 나를 설레게 하고

사랑하는

드라마 대사는  

" 나는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졌어요."

라는 대사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내가 변하는 시점은

내가 좀 더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다. 이왕이면 좀 더 배려 깊고 너그러운 사람으로 말이다.

그래서 타인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고, 타인 들고부터 소외되고,

내가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켜서  내 지질하고 못난 모습이 느껴질 때도  쪽팔리지 않고, 타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타인들을 존중하는 그런 모습을 만나는 나

그래서 " 당신을 만나면 나는 좀 더 좋은 사람이 된 거 같아요."

라는 고백이 당당할 때면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을 만난 것만큼 행복하다.


내 결핍과 불안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나도 내가 초라해지지 않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나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자극을 받으면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처럼 신분세탁이 된듯하지만

모든 관계의 끝은 자신이 보이고 싶지 않은 약함이 결국 드러나고야 만다.

단지 그 과정만 있을 뿐이고, 그 지속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차라리 첫 만남에서 그냥 확 나를 다 까발리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상처받지도 않고, 오래 유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설렘과 즐거움이 스스로 조금은 약해져서 관계에 있어 흥미를 잃을 수가 있다.

결국은 그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다.

모든 만남은 오래되면 수면 위로 갈등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런 갈등을 견디면서 다음만남에서

좀 더 좋은 달라진 관계를 만들어 갈 수가 있다.

그러니까 사람을 많이 만나서 깨지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숙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을 만나면

편안함이 든다.  

성숙한 사람은 타인을 자유롭게  해 준다.

그들은 헤어짐과 갈등을 큰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헤어짐과 갈등의 반복이 자기 성찰이 없으면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가 있다.

나만 생각하고, 타인들을 이용하고, 버려도 자신 안에서 아무런 고통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에

사람들을 만나서 친해진다는 건 언제나 많은 책임과 약속, 신뢰, 그리고, 자기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이 두려워 나처럼 새로운 만남에 부담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을 만날 때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된듯한 그런 착각을 가질 수 있다면

사람 만나는 일이 무엇이 두렵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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