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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후 조리원은 없나요?
06화
자궁 색전술을 했다.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다.
by
Kimplay
Jun 18. 2021
결핵 확진을 받은 내 손에 한 뭉치의 약이 쥐어졌다.
나는 봄을 코앞에 두고 겨울의 끝자락에 갇혔다.
'할 수 있을까'
6개월간 매일 빠짐없이 먹어야 하는 약.
2주를 복용하면 전염성은 사라진다고 했다.
수술은 2주 미뤄졌고, 순서도 그날의 마지막으로 다시 잡혔다.
내 인생도 저 끝으로 내몰린 것 같았다.
약을 먹자 속이 쓰렸다. 소변은 주황색으로 변했다.
잘 몰랐지만 그때 내 사진을 보면 참 까맣다.
들은대로 참 독한 약이다.
그렇게 힘든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수술실에 들어섰다.
본 수술 전 자궁 색전술을 받는 날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수술실은 추웠다. 차갑고 낯설었다.
이국적인 풍경을 보듯, 수술실을 두리번댔다.
나만 빼고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자궁 색전술은 사타구니에 2-3mm 튜브를 삽입하는 걸로 시작된다.
그다음 대퇴동맥을 따라 가느다란 관을 자궁동맥까지 접근시켜
색전물질을 끼워 넣는다. 하반신 마취 후 진행됐지만 사타구니가 뻐근했다.
시술을 마치고 나오니 엄마가 막 울었다.
"내가 너를 보호자로 두고
수술받을 때마다 네 마음이 이랬겠구나." 하면서 울었다.
"괜찮아, 안 아파." 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때는 진짜 안 아팠다.
병실에 올라오자마자, 내 생애 가장 큰 위협을 당했다.
하반신 마취가 풀리면서 엄청난 통증이 몰려온 것이다.
어지럽고 숨도 잘 안 쉬어졌다. 아랫배는 터질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아랫배에 모래주머니를 얹고 8시간은 가만히 있어야 했다.
너무 아파서 무릎을 끌어안고 뒹굴뒹굴 구르고 싶었다.
정말 괴롭고 끔찍한 밤이었다.
그럼에도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준비는 끝났다. 드디어 본 수술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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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통증
산부인과
Brunch Book
유산 후 조리원은 없나요?
04
자궁 적출이라고요?
05
갑자기 결핵환자가 되었다.
06
자궁 색전술을 했다.
07
뫼비우스 띠에 갇혔다.
08
세 번째 몸조리
유산 후 조리원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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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충전 에세이 <콧구멍워밍업> 저자 내가 겪은 낯선 일들과 계속 머물고 싶은 평온한 일상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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