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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원썸 Aug 17. 2022

what am I good at?

내가 잘하는 건 뭘까?

학교다닐 때는 좋아하지않았던 체육

요즘은 그것을 낙으로 산다.

배드민턴을 시작으로 에어로빅도 해봤고

골프에 탁구, 걷기, 등산

한마디로 다리를 달달달 볶는다.


집안 내력에 당뇨가 있어서 그런지 운동을 안하면 곧바로

질병에 걸릴 것 같은 중독증도 있나보다.


요즘 들어 회의감이 드는게

운동은 구력이라고 하는데

들인 시간, 노력, 돈에 비하면

위의 구기종목들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이 나오지않는다는 거다.

이제는 무릎때문에 배드민턴과 같은 과격한 운동은 안하고 못한다.

그 때에도 나의 실력이 늘지않음에 회의감이 들어

다른 종목으로 갈아 탄 것이 등등등이다.


초반, 내 듣기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열심히 했던 까닭에 나와 같이 탁구를 시작했던 동네 맘들중에서

내가 제일 많이 늘었고 진짜 백전백승에 가까운 강스매싱을 날려버렸는데

이래저래 이유로 잠깐 쉰 것이 큰 장애였을까

다시 잡은 라켓은 힘이 없다.

스매싱은 잊어버리고 공을 붕붕 띄우고 있으니

한심하다.


다는 아니겠지만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운동구력을 살짝 속인다.

10년 되었다라는 말은 10년이 훨씬 넘었다는 얘기고

이제 3년 정도? 라고 한다면 5년이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1년되었다란 말도...그닥 신빙성이 가지않는다.

대회를 나가보면 등급(부수)를 속이는 것도 더러 있다.

잘 치는 사람들과 쳐야 좋을 텐데

이기는 것에 욕심을 두다보니 자기보다 센 사람과 붙는 게 싫은 이유다.


아무튼지 나의 노력에 비해, 시간에 비해 재능이 덜한건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인지

내 뒤에 있던 분들이 어느 새 나를 치고 가고

나는 신입들에게도 헉헉대기도 한다.


이기고 져서도 있겠지만

이 취미생활도 잘하지못하는데

나는 잘하는 게 뭐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자

솔직히 우울해졌다.


난, 진짜 잘하는 게 뭘까?




아이들이 어릴 때 그렇게 필요하던 운전, 한 두번 사고이후 멈춤.

나는 대중교통에 익숙하고 편했지만 운전을 못하는 나 때문에

아이들이 솔직히 불편했었고

주변인들이

" 내가 데리러 갈께, 데려다줄께"

민폐에 가까운 호의를 많이 받았었다.

운전하고 싶은데 사고날 것 같고 무서웠다.

자전거는 예외였다. 자전거 사고로 앞니가 부러졌음에도

자전거는 잘타는 것에 반해 운전은 이상하게도 난공불락이었다.

" 그게 뭐가 어려운거라고. 기능인데..그냥 달리고 서고 옆에 차와 나란히 가주기만 하면 되는데...."


아주 오래 전 tv 방송에서 1센티 벽에 주차를 하는 달인이 소개된 적 있다.

워낙 좁은 골목에 주차를 하다보니 이리 긁히고 저리 긁히고

그래서 그가 내린 비법은 쉬는 날 하루 8시간 이상을 주차만 연습했다고 한다.

벽에 소주잔을 끼우고 과연 이 유리가 깨지지않고 주차할 수 있을까란

미션에 그는 당당히 성공했다.


남들은 쉽다는 그 운전을 잘 못했던 이유는 당연히 연습부족이었다.

남들은 비오는 날, 눈오는 날, 언덕, 좁은 길, 내리막길, 다 덜덜 떨면서 해봤던 거고

나는 안했던 거다.


그 운전을 최근 재개했다.

더 늦으면 평생 못한 것에 후회가 될 듯싶은데다

자차로 가면 20-30분인게 대중교통은 세 번을 갈아타야하는 일터에 무거운 일감까지

나이가 들어 더 긴장되지만 막상 하다보니

이 편한 걸 왜 이제 했나...할 정도로 편하다.

무더운 여름 날, 출근할 때 이미 전의를 상실할 정도로 땀범벅이었던 나였는데

아침에 음악을 들으며 차로 출근하니

호강이 따로 없다.


그래도 주차나 시내 한복판

모르는 길은 여전히 주저된다.

특히 뒤에 차가 밀려있음 주차가 더 안된다.

아..한 번에 주차할 실력은 언제 될까나..






아이들을 가르쳐보면 간간히 아이들에게

" 전 안돼요. 포기할래요"

란 소리를 듣는다.

백이면 백

그들은 열심히 안하는 부류다.

공부처럼 정직한 건 없다고 본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어느 정도 좌우는 해도

공부는 들인만큼 나온다.

운동은 다르다.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이 확실히 잘하는 게 맞다.




학창시절의 교과과목도 그렇지만 사회에 나와서도

고민이 된다.

하다못해 아이를 양육할 때나

누구네 집 김치가 맛있거나등

살림솜씨도 남 다른 엄마들의 야무짐과 비교하며 자괴감이 들었었다.

" 나는 왜 잘하는 게 없지? 내가 잘하는 건 뭘까? 내가 하고싶은 건 뭘까?"

나를 객관적으로 좋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은

" 너는 00도 잘하고 00도 잘하고 난 니가 부러운데 왜~"

말하지만 그 중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원래 타인에게는 너그럽고 자신에게는 야박하니깐.

그래도 그들의 말은 위안이 되고 자존심회복에 도움이 된다.



방송정규직을 박차고 나온 김성주 아나운서가 프리랜서가 된 이후 일이 없었을 때

강호동씨, 유재석씨등과 같은 당시 잘 나가는 mc들의 말을 모두 판서했다고 한다.

그 절박함과  판서외의 수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복면가왕을 비롯 예능mc의 달인이 된 건 아닐까

발레리나의 처참한 발이라던가

김연아의 발이라던가

배우의 너덜너덜한 대본이라던가


전문직의 많은 사람들의 성공신화는 노력없이는 절대 안됨, 노력하면 됨이란 정석을 보여준다.






" 너, 선수될거야? 취미잖아. 너가 요리사가 될거야? 운전기사할거야? 아니잖아"

그래, 취미잖아. 그걸로 먹고사는 게 아니잖는가

모두가 달인이면 달인의 의미가 없겠지싶다.

그럼에도 아이들처럼 " 나 그냥 포기할래요" 는 내뱉기싫은게 마지막 자만감인가보다.

왕년에 날리던 분들도 나이앞에서 주춤하고

전설의 전문가들도 어린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는데

나, 욕심이 너무 많은가?


그냥 즐기면 되는데

그게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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