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집에만 있기 어려운 외향형, 40년 직장 생활 노하우
# 요리를 못해도, 다양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
하나의 금융 회사를 40년간 다닌 외향형의 그녀는 퇴직을 앞둔 연차 기간에도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그녀의 외향성도 한몫하겠지만,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일하는 기간이 벌써 40년이 되었으니, 시간이 남는다고 집 안에만 있기에는 좀이 쑤실 것이다. 금융권에서 일해서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잘하는 편이라 모임도 많고, 일에만 몰두해서 사실 요리를 포함한 집안일을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이 김장철이면 김장김치를 나눠주고, 집 반찬이 맛있게 잘 됐다면서 여기저기서 집 반찬도 챙겨주니, 오히려 그녀는 점점 요리를 안 하고도 냉장고에 맛있는 집 반찬이 한가득인 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녀 주변에 그렇게 사람들이 많아졌을까? 또한 40년 동안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불릴 만큼 한국이라는 나라의 급격한 성장만큼 개인의 삶의 변화 속에서 굴곡이 많았을 텐데 그녀는 어떻게 한 직장에서 일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그 노하우를 들여다보자.
# 한 회사를 40년 다닌 노하우, 외향성과 성실함 그리고 또 하나?
그녀는 베이비붐 세대답게 형제들이 많아서, 전부 다 대학을 갈 수 없는 시절이라, 셈을 잘했기에 상고를 나오고 은행으로 바로 취업을 했다. 주어진 일은 성실하게 열심히 했지만,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는 외향성을 십분 발휘하여 신입 시절부터 금융 영업에 소질이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돈도 모아서 집안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결혼도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 예쁜 딸도 2명이나 낳고 길렀다. 사실 육아 휴직도 오래 쓰지도 않을 만큼 일에 열중했기에, 경력 단절이 되지 않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근처에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딸들을 챙겨주지 않았더라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일이었다. 여전히 퇴직 후 그녀는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잘 챙기려고 한다.
그녀는 일찍부터 본인이 잘하는 분야와 아닌 분야를 철저히 구분해서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키웠고, 못하는 분야 이를테면 가정일 들은 친정어머니 혹은 다른 사람들이 챙기도록 내버려 두며 ‘슈퍼우먼’이 아닌 철저히 일에 중점을 둔 삶을 열심히 살았다.
일을 하면서 향후에는 대학교와 대학원까지 졸업하면서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하면서 금융인으로서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그 결과 회사에서는 남자 임원들만 많은 곳에서 상무의 위치까지 올라가고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다져온 만큼 퇴직 이후 이사장의 자리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이것은 비단 외향성과 성실함 그리고 노력만으로 되지는 않는 세월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무기는 뭐였을까? 본인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어떻게든 쟁취하려는 그 마인드가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인데, 그녀는 40년 동안 금융 영업을 하면서 노하우를 많이 익혔을 것이다. 본인이 금융 공부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들을 상대하고 관리하는 법,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업무에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지역사회에서는 어떤 곳보다 관계가 더 중시되는 곳이라 외향성을 발휘하여 관계된 모든 모임에도 주말마다 참여했던 그녀였기에 가능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고 본인 것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본인 주위로 모이도록 만들던 리더십, 이 모든 것들은 여러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야만 이룰 수 있고, 계속 오랜 세월 동안 쌓여야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 모두가 만든 40년이었다.
결국, 그녀의 40년 간 직장 생활 뒤에는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예를 들면 어릴 때 육아를 맡아줬던 친정어머니, 일로 바쁠 때 가정일을 같이 맡아준 남편, 요리를 못하는 엄마를 위해 셰프급으로 요리를 잘하는 딸들, 반찬을 날라주는 친구들, 일하는 스트레스 겸 일상 얘기를 전화기가 뜨거울 정도로 나눠주는 친언니 등 그녀 주위에는 그녀를 중심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했다.
그녀 또한 그것을 알기에 어떤 때는 본인이 이기적으로 보인다 싶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을 챙기려고 무척 에너지를 많이 쓰는 다정함을 갖고 있는 외향적인 인물이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인만 잘나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40년의 직장 생활에는 그녀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함께 빛난 세월이 함께했고 그래서 그녀의 일생이 힘들었지만 아름다웠으리라.
여전히 그녀는 차기 이사장이 되기 위해 잠시 쉬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고 여행을 비롯한 모임들로 넘쳐 나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녀도 이제 손자까지 있는 젊은 할머니가 되어 건강을 신경 쓸 중년층이 되었으니, 하고 싶던 것을 다하던 시절의 욕심은 살짝 줄이고, 이제 건강을 더 챙기며 여태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