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느 순간부터인가
카톡에 생일이 뜨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아예 생일목록창을 닫아두기도 했다.
그런데 제일 친한 친구 생일을 놓쳐버려서(친구가 서운해했다..)
다시 창을 열어 두었다.
나는 최근에 친구에게 카톡선물하기를 하지 않고
문자로만 축하를 하고 있다.
이 생각을 한 계기는
남편이 마당발인데 쓸데없는 선물을 생일 때 너무나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분명 비싼데, 우리한테는 필요 없는(정말 뜬금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남편은 그 친구들에게 그만한 선물을 다시 해줘야겠지?
물론 선물을 받는 건 누구나 기분 좋은 일이고, 그만큼 나와 친하다는 의미도 되긴 한다.
선물을 한다는 건 마음의 표시였는데
언제부턴가 생일인 친구들에게 선물을 안 하고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선물을 못주면 생일축하 인사도 안 하게 됐다.
사실 카톡선물하기에 최대 수혜자는 스타벅스가 아닐까 싶다.
만만한 게 스타벅스 커피+조각케이크 쿠폰이다.
그러다가 생각이 들었다.
왜 굳이 꼭 선물을 줘야만 생일을 축하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곤 생각했다.
종종 나에게 필요 없는 선물, 누군가에게 필요 없는 선물을 주는
이 카톡 상술에 농락당하지 않겠다.
그래서 생일 축하를 문자로만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웬만한 친구들에게 다 생일 축하를 할 수 있었다.
좀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던 사람들에게도 편하게 연락하게 되고 좋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런 방법이 나에게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도, 당사자에게 필요 없는 거라 난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선물 고르는 고민대신 빨리 생일 축하메시지를 보낸다.
문자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그러다 만나게 되면 밥 한 끼, 커피 한잔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