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알려 준 생활 지침서 01
고양이 이야기를 쓸 거다.
물론, 오래전 시대의 나와 고양이의 이야기이다.
고양이가 어릴 적 나에게 알려준 생활 지침서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제까지 나의 살은 고양이가 알려준 게 많았다. 그러나 고양이가 알려준 생활지침은 잊어버리고 인생의 격량 속에 떠돌았다. 겨우 파도가 가라앉으니 고양이가 생각났다.
나는 정말 오랫동안 고양이와 살았구나를 최근에나 알았다. 고양이하고 20년 넘게 살았다. 그걸 왜 이제 깨달았을 까?
그리고 정말 고양이는 백만 번 사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똑같은 고양이랑 산 거 같았다.
제목도 백만 번 산 고양이... 이렇게 할까 했다. 일본 작가 사노 요코의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도 좋아하고 그녀가 쓴 에세이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고양이 캐릭터가 짓궂듯이 그녀의 에세이를 보면 짓궂은 데가 있다. 작가는 자신의 캐릭터를 그렇게 창조하나 보다 했다.
시대적 배경은 오래된 이야기이다.
아주 어릴 적 내가 국민학교, 지금 표현은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였다. 국민학교가 일본 식민지 시절 황국신민이 되자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때는 아직 그런 식민지의 잔재가 남았던 시절이다. 그리고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는 시대였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 읽으실 분에게 당부드린다.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넘어가는 시절이라 지금처럼 고양이 전용 식사나 물품들이 당연히 없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고양이를 그렇게 대했느냐고 항의하지 말기 바란다.
그때는 고양이 밥은커녕 사람들도 고기반찬 못 먹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고양이 사료는 팔지도 않았던 시절이다.
나는 어렸지만, 시대의 공기라는 게 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사람도 총으로 죽이고 고문으로 죽였던 한국이었다. (영화 헌트를 보면 알 거다.) 그래서 고양이의 권리, 생존 권리가 지금 기준과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고양이를 모두 마당 있는 집에서 키웠다. 서울에서 살았던 나이지만 작은 마당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아파트 구조에 사는 고귀한 백작 같은 고양이의 삶과는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