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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s Jang Aug 13. 2021

떡볶이 먹으려고 스쿼트합니다.


 '짐종국'을 보고 있게 될 줄이야... 알고리즘의 무서운 열일 덕분에 오늘도 먹방 반/운동 반 채널들로 꽉 찬 화면을 보고 있노라니 이토록 비이성적일 수가 없다.



 솔직히 떡볶이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우겨보지만 최근 들어 주 3회, 주 5회는 먹어줘야 할 만큼 떡볶이에 집착하게 되었다. 시작은 단순했을 거다. 누군가의 SNS 혹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떡볶이를 우연히 보고 먹고 싶다고 생각했겠지? 떡볶이를 검색했을 거고, 요즘 같이 온라인 세계에서 점점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어 가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 분명 타깃 중에 있었을 테지. 이때다 싶어 무차별적인 떡볶이 폭탄 세례를 퍼부으며 이래도 안 먹을 거야? 이래도? 먹을 때까지 따라다녀야지. 했는데 결국 간 거지.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떡볶이에 고추장도 들어가고 크림도 들어가고 로제 소스, 짜장 소스, 카레소스, 민트 초코 소스까지... 경험의 지경을 한 차원 뛰어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분기별로 등장해 주시는데 인생은 경험 빼면 시체라며 부추기는데 나의 도전 정신은 여기에 질 수 없었다.


 무엇보다 맵 단짠의 쪼온득 쪼온득한 식감과 크림의 부드러움, 혀를 치는 매운맛까지 모두 놓치지 않겠다며 다이내믹한 떡볶이의 세계에 빠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떡볶이를 먹어대니 급속도로 살이 아니 찔 수가 있나. 이 많은 칼로리를 어떻게 태운다 말인가? 당면 사리, 김말이, 치즈까지 한바탕 떡볶이와 행복한 전투를 치르고 나니 그때부터 또 다른 걱정이 시작되었다. 곰곰이  고민하고 있는 순간도 잠깐, 어디선가 경쾌하게 칼로리를 태우라며 스쿼트 동영상이 등장했고 양심을 후벼파는 목소리에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었다.



 알고리즘님 아니 왜 이렇게 극단적이세요?





 먹방과 바디 프로필이 함께하고 채식과 육식이 공존하며 플렉스와 미니멀리즘이 이곳에서 더불어 살고 있다.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라는 건지 모르겠지일단 떡볶이를 한 끼 더 먹으려고 운동을 시작했다.



'참  피곤하게 산다. 그냥 떡볶이를 먹지 말든가 스쿼트를 하지 마.' 맨날 앓는 소리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뭐하러 그렇게 몸을 혹사키냐며 절레절레.



"나도 운동하기 귀찮지, 근데 억지로 하는 거야, 억지로."


 운동을 따라 하던 첫날 도저히 앉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혀를 감싸는 떡볶이에 홀린 듯 지로라도 해야한다며 하루하루 무거운 다리를 끌고 다녔다.

 거듭할수록 힘이 생기고 근육이 붙는 게 느껴다. 스쿼트의 개수가 늘어날 때의 희열이란... 덕분에 매일 아침 끙끙대 후들후들한 다리의 경련을 느끼며 기상을 하고 있는 자아를 발견한다.


 다음날 근육통이 없다 싶으면 운동 강도가 너무 약했나?싶고 땀이 덜 나 개수를 너무 조금 했나? 온갖 몸부림을 치면서 어느새 운동 동영상에 몰입하고 있다.





떡볶이도 운동도 중독이다. 이쯤 되면 알고리즘 중독인가?





 반복되는 패턴이지만 아직까지는 둘 다 포기할 수 없다. 둘 중에 가 하나라도 질리기 전까지는 이 굴레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고리즘에 중독입니다. 인정할 수밖에...



 단지 미간과 이마 주름에게 제일 미안할 뿐이다. 떡볶이든 스쿼트든 무엇이 나를 이렇게 질나게 했나. 미간에 주름 생기지 않게 인상 펴고 웃으면서 하자! 으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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