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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이나 Mar 20. 2024

나한테만 동생이 없어

이 말은 잠시 잠깐만 할 뿐이다.

동생을 갖고 싶은 5세

유은이는 5살 때 자신이 언니나 오빠, 동생이 없음을 깨달았던거 같다. 어린이집에 가니 자기 친구들은 언니나 동생이 있는데 자기는 없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기 너무 귀여워"

"엄마, 아기 낳아줘"

"왜 나는 동생이 없어."

"엄마, 아기 낳아주면 내가 우유도 먹이고, 안아줄거야"


"그래, 그래 유니야 엄마 아빠가 노력해 볼게. 그러니까 밤에 빨리 자고 해야 동생이 생기는 거야 알았지?"

유니 갸우뚱....


유니가 동생을 찾을 때부터 신랑도 둘째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난 기분이 좋았다. 유니가 갖고 싶다고 하니 신랑이 드디어 반응을 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괘씸하다.ㅡㅡ 나쁜 놈 내가 울고, 우울해 할 때는 반응도 안 보이더니... 


그러다 교회에 가면 자기보다 작은 여자 동생이 자기 물건을 말도 없이 뺏고, 패악질을 하자 동생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져 버렸다. 자기보다 작고 말을 하지 못하는 동생이 예상밖의 행동으로 자기 심기를 건드리니 깨달은게 아닐까. 자기보다 작은 동생이라는 것은 위험하다는 걸... '웨에에에ㅔ엥' 머리에서 경보가 울렸을 수도 있다.


내 입장에서 동생은 없는게 더 나았다.

난 맏이다. 맏이의 경험으로 비쳐봤을때 동생의 존재는 귀찮다. 난 어릴때부터 어른들애게 칭찬받는 걸 좋아했다. 동생이 약했던 것도 있지만 칭찬 받고 싶어 손잡고 다니고 챙겼었다. 초등학교때는 엄마가 없어서 동생을 챙겼다. 하지만 동생이 나보다 키가 커지고 말을 듣지 않을 때부터 치고박고 싸웠다. 동생은 나와는 다르게 여성스러웠고 날씬해서 비교를 당했고, 그 애는 어른,남자 아이들 할거 없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걸 알기에 더 주눅이 들었다. 


만약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과 내 장점을 들어 칭찬해주었다면 건강한 자아가 형성 되었을까? 나의 새 엄마는 항상 외모를 지적했었다. 


"넌 여자애가 몸에 털이 많아서 크면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야 돼. 이게 뭐니? 여자애 털이 이래 많아서야 원."

그래서 치마는 절대 입지 않는다. 여름에도 긴 바지만 입고 다녔다.


"넌 코 옆의 팔자주름이 너무 보기 싫어. 웃을 때마다 팔자주름이 이렇게 생기잖아."

그래서 절대 웃지 않았다. 유년기 사진을 보면 표정이 항상 굳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궁뎅이가 튼실해서 애는 쑥쑥 잘 낫겠다."

궁뎅이가 튼실한거랑 아이를 잘 낫는 것은 상관이 없다. 골반의 형태에 따라 다른 것이다.


나의 동생은 사랑스러운 행동을 할 줄 아는 아이템까지 장착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록 엄마의 핍박으로 부터 벗어 날 수 있었다.지금이야 기댈곳이 우리 둘밖에 없으니 애틋해졌다지만 난 여전히 자격지심이 남아 언니 답지 않게 여전히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기다린다.

그럼, 

둘째를 가지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는가.

나는 둘째를 진심으로 가지고 싶다. 이건 아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그냥 누가 물으면 그냥 "네, 당연히 둘째 가질거예요." 라는 답이 자동으로 나오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냥 유니를 생각하면 외동인게 나을 수도 있겠다. 부모에게 받는것도 나뉘게 되지 않는가. 물질이든, 사랑이든, 동생에 대한 책임감은 자동으로 생겨 부담이 될 때도 있겠지. 


하지만 사랑을 충분히 받은 아이라면 받은 것을 흘려보낼 줄도 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니에게 그 누구를 책임지도록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때에 둘째를 허락해 주실 것을 믿는다. 더디게 오는 것 같더라도 나에 대한 계획이 있음을 알고 몸과 마음을 가꾸며 기다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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