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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이나 Dec 20. 2023

PT&헬스 등록한 지 4개월째

운동이 나에게 준 즐거움

  같은 교회에 오래된 친한 동생이 다음 해 3월에 결혼식을 한다. 그래서 살을 뺀단다. 2023년 초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9월에 결혼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겉으로는 살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부분이 근육이었다. 큰 몸이지만 유연하고 날렵한 사람들 있지 않은가. 그래도 심각한 과체중이었는데 운동하고 10kg 빼니 얼굴에 혈색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친구가 pt 선생님이 잘해주신다. '지금 할인가로 등록할 수 있는 기간이다.' 몇 마디 하자 이미 산증인(?)을 본 울 신랑 기뻐하면서 당장 등록하자고 한다. 우리 신랑은 돈을 정말 쓰지 않는다. 어딜 가나 영업당해서 돈을 지불하는 상황을 만들기 싫어 서점, 미용실, 식당 외에는 어디를 방문하는 일이 없다. PT라고 하면 엄청 비싼 가격을 생각했는데 할인가 100만 원이 안되고, 확실하게 살을 뺀 사람이 이야기하니 망설이지 않고 결제했다. 그만큼 나의 건강은 남편의 근심거리였다. 나는 키 149에 61kg. 비만에 매해 건강검진할 때마다 총 콜렐스테롤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는 급성 담낭염으로 입원도 했었고, 신혼 때도 자궁근종으로 입원하고, 피 검사할 때마다 콜렐스테롤이 정상수치가 아니니 걱정이 될 만도 하다. 나도 나름 2년 동안 홈트, 요가하면서 56kg까지 뺐었는데 식탐으로 다시 몸무게가 원상 복귀해 버려서 할 말이 없습니다.(네네 내가 죄인이요..) 빼는 건 너무 힘들다. 긴 시간을 뺀다고 노력해 놓곤 목표치에 다다르기도 전에 폭식에 빠져버렸다. 그래… 이제 됐다. 난 여기까지야 더 이상 안돼!! 이러면서.

혼자서 홈트 하면서 나름 깨달은 게 있다. 살 뺄 때는 빠른 효과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다. 빠른 다이어트로 목표 체중을 만들어 몸의 가벼움을 알고 성취감을 획득해 계속 지속하게 만들어야 한다. 신랑이 PT를 끊어 주고 나서 3달 만에 6kg를 뺐다. 그리고 살이 빠지는 게 빠르게 눈에 보이자 '오~오' 감탄이 절로 나왔고, 1년 넘게 체중감량할 때와 확실히 비교가 되었다. 왜냐하면 빠르게 몸이 가벼워졌고 배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결과물을 빠르게 확인하니 재미있었다. 그리고 근육, 유산소, 코어를 골고루 하니 체력이 좋아져 유니하고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아도 쉽게 지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볼 때마다 얼굴이 밝아졌다고 한다.


내 주위에 날씬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과식하지 않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배가 나오고 몸이 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갑갑하고 불편해서 싫단다. 그 느낌 뭔지 이제 알 거 같다. 61kg에서 54kg 정도까지만 뺐는데 40년 인생 이제야 제대로 느낀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느껴지는 개운함. 운동하고 씻고 난 후의 개운함. 깃털 같은 가벼움은 아니더라도 앉았다 일어나기 수월해지고 엉덩이 떼고 움직이기가 전보다 쉬워졌다. 그리고 딸아이랑 놀아주기도 쉬워졌다. 높은 철봉 위에도 거뜬히 올라간다. 가벼우니 유연해지는 건 덤이다. 딸아이랑 달려도 개운하다. 고작 6kg 빠졌을 뿐인데 말이다. 살을 빼면 얼굴 혈색이 좋아진다. 얼굴이 작아지는 건 덤이다. 정체되던 혈액이 돌기 시작하니 혈색이 좋아 보이는 거 같다.


 그렇다고 먹는 걸 완전 포기 한건 아니다. 내가 포기 안 해도 잔소리해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PT 선생님. 이러니 PT 홍보하는 거 같은데 아니다. 돈이 많다면 평생 나를 관리해 주는 사람을 옆에 두고 싶다. 먹는 걸 끊어주는 사람이 있는 게 이렇게 좋다니…

"안됩니다. 회원님. 닭가슴살 질리시면 안심 등심… 밤에 배고프면 토마토를 드세요. 허기가 없어집니다." 어찌나 구구절절 이야기 해주시는지… 내가 마라탕 먹으면 바로 눈치채신다. 배가 나왔단다. 바로 하체 운동 들어간다. 힘들고 싶지 않으면 그런 거 먹지 말라는 경고 같다. 아침, 저녁은 샐러드, 단백질로 채우고 점심은 일반 정식을 먹었다. 쌀밥을 줄이니 탄수화물 중독이 없어졌다.


초반에는 몸에서 탄수화물 넣으라고 손 떨리고 허기지고 전쟁이었다. 그게 한 달이 지나니 사라졌다. 손 떨림, 허기짐이 사라지니 쌀밥 생각나지 않더라. 입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야채랑 터벅살 먹는 게 속이 편하고, 외식이라도 한 날은 입이 짜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을 자꾸 마셨다. 바닐라 커피, 모카커피를 찾았는데 이젠 잘 마시지도 않고 마시더라도 아메리카노다. 중간중간 몰래 마라탕, 분식, 바닐라 라떼를 종종 먹었다. 마라탕은 끊지를 못했다. 한 달에 3,4회는 먹었다. 훠궈도 한 번씩 먹었다. 그런데 점점 위가 줄어서 같이 먹는 사람이 말할 정도가 되었다. "이제 많이 줄었네~" 조금씩 어느 정도 배부르면 그만 먹어야 한다는 걸 인지한다는 것과 배가 너무 부르면 기분 나쁘다를 알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 큰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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