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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이나 Dec 24. 2023

생애최초 필라테스 그 후 운동 멈춤

PT는 힘든 것도 아니었어. 진정한 고문 운동 필라테스 그리고 운동 멈춤

 PT를 25회, 헬스 3개월 결제할 때 필라테스 체험권도 5회 주셨다. 받으면 뭐 하나. PT만 받으면 근육통이 며칠 따라다녀지요. 매일 과제주신 거 한다고 필라테스 따위 잊고 있었다. 매일 근육통을 달고 살았다. 허벅지 바깥 안쪽, 어깨, 온몸을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거 같아서 "악악" 거리며 다녔다. 그래도 매일 출석해서 하라고 하는 과제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네달 째 되니 러닝 1시간은 거뜬히 탔다. 기구로 근육 운동하고 러닝으로 인터벌 뛰고 나면 3시간이 지나있다. 몸은 고통으로 아우성쳤으나 운동 후 개운함은 은근 중독이 되었다. 운동이 중독되는 게 아니라 운동 후 샤워하고 옷 입고 건물을 나설 때 시원한 그 느낌이 너무 좋은 것이다. 선생님이 너무 잘 따라오고 있다고 칭찬도 해주니 어깨 뿅이 들어간 것처럼 으쓱해진다. 이제 필라테스 한번 해볼까.. 이거 엄청 힘들다는 소리를 들은 뒤라 계속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카톡으로 보내준 링크에 들어가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을 예약했다.


오전 11시. 나까지 3명이 수업을 함께 했다. "안녕하세요.." 사람들과 작은 목소리로 수줍게 인사를 나누고 덩치 큰 대기구와 소기구, 폼롤러, 볼 등 공간을 빙 둘러보며 세세히 살펴보았다.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들인고? 그리고 저 강사선생님은 왜 저리 이쁜 것이며 몸매가 어째 저리 탄탄하신지? 와우...' 도전정신이 화산구가 꿈틀 하는 것처럼 올라오기 시작했다.


왜 날씬한 여자들 사진을 자주 보고 다이어트에 대한 자극을 받으라고 하는지 알 거 같다. 수업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하시는데, 그래.. 너무 깔끔하게 잘 진행하시는데... 나... 나 오늘 처음인데... 초보자를 위한 동작은 진정 없단 말인가. 너무 힘들었다.


1:1 필라테스가 아니라서 그런가 예쁜 AI가 거침없이 수업을 이어 나가는 거 같았다. 기구를 이용한 고문을 하는 건가. 이제 살 5kg 빠져 몸이 가벼워졌다고 자부하고 소문내고 다녔는데, 대기구에 반듯하게 누워 다리를 높은 곳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공중으로 띄우려니, 이거 거의 물구나무 자세 아냐? 아니 배랑 엉덩이에 힘을 있는 대로 주고 공중에 띄우라고 하니 물구나무는 아니지! 물구나무는 벽에 몸을 붙이기라도 하지! 난 어릴 때 말고는 물구나무도 안 해봤다고!!


목이 꺾였다. 컥컥.. 목이 너무 접히면 안 되는 거 같긴 한데 맘대로 안된다. 엉덩이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네?!! "배, 엉덩이에 힘을 주고 10초 버틸게요. 1.. 2.. 3.." 조곤조곤하지만 명확하고 거역할 수 없는 필라선생님의 목소리, 사람이 동작을 버티도록 말로, 손으로 내 엉덩이를 받쳐가면서 독려하시는데 네네 암요 해야지요! 이 50분 수업 안에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려고 왔는데요! 아직 한여름이었던지라 땀이 얼굴과 등에 비 오듯이 흐른다.


그래 나는 안다. 끝나고 저 문을 나갈 때, 샤워실에서 씻을 때 얼마나 개운하고 시원한지를 안다. 그러니 참는 것이다. 여느 때와 같이 나 자신을 흐뭇하게 여기며 저 문을 나갈 것이다. 그렇게 50분 동안 근육을 찢는 고통을 참았고 해냈다. 수업이 끝이 난 것이다.


"으악.. 으악" 신음소리 내면서 여자전용 스트레칭 룸에 들어가서 벌러덩 누웠다. 이 근육의 고통을 빨리 풀어야 한다. 아니면 내일 일어났을 때 악소리가 절로 나올 것을 안다. 품롤러를 온몸에 구석구석 굴러준다. 작은 볼로 폼롤러는 닿지 않는 섬세한 조직까지 꾹꾹 눌러준다. 아고야...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사지를 해준 덕분인지 다음 날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았다. 오... 그래서 운동할 때 전. 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구나. 자자.. 다음 주부터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두 번씩 해보는 거다. 할 수 있다! 고작 한번 해보고 도전장을 내민 나. 하지만 그 뒤로 3주 동안 하지 못하게 된다.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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