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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에도 예정대로 진행되나?

by 동그라미

금년도 두 번째 아트페어는 Frieze LA이다.


글에 앞서 다들 아시겠지만, 현재 LA는 대형 산불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 이유로 Frieze LA에 참여하는 몇몇 갤러리는 불참을 결정한 경우도 있는 상황으로 일각에서는 Frieze LA에 취소 혹은 연기될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2025년 1월 23일 기준 HYPEBEAST의 기사에 따르면, Frieze LA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물론 Frieze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오피셜 한 내용은 아니지만, 근래 나온 기사에 따르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https://hypebeast.com/2025/1/frieze-los-angeles-2025-proceed-planned


또한, 프리즈는 금번 산불과 관련하여 'LA Arts Sommunity Fire Relief Fund' 만들었다. 해당 구호 기금은 산불피해로 인해 피해를 받은 예술가와 예술 종사자를 위한 것으로 현재 1,200만 달러(약 172억 원)의 기금으로 시작되었으며, 후원과 지원을 통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한다.


https://www.frieze.com/ko/article/applications-now-open-la-arts-community-fire-relief-fund


일단, 필자는 금년도 Frieze LA가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그럼 시작해 보자.




이제 글로벌 아트페어의 양대산맥으로 자리 잡은 FRIEZE는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FRIEZE는 동명의 미술 매거진인 <FRIEZE>를 창립한 아만다 샤프(Amanda Sharp)와 매튜 슬로토버(Matthew Slotover)가 시작했으며, 당시 아트페어들과 달리 현대미술에 집중하며 단숨에 글로벌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지금의 위치를 차지했다.


FFF.jpg (SOURCE: The New York Times)


FRIEZE가 타 아트페어에 비해 다소 늦은 시작이었음에도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들의 모체가 된 매거진 때문이다. 그들은 기존 <FRIEZE> 매거진이 다뤘던 현대미술과 그에 대한 비평을 중심으로 기존 아트페어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해 대가들의 작품 혹은 전통 미술을 다뤘던 것과 달리, 현대미술에 집중하며 현대 미술의 트렌드를 아트페어를 통해 보여줬다. 또한, 매거진에서 쌓은 현대미술의 비평과 담론을 제시하여 단순히 상업적인 면모만을 가지고 있던 아트페어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


aluhal-friezemasters-londonregentspark.jpg (SOURCE: NEPTUNUS)


이렇게 기존 아트페어와 다른 컨셉을 통해 주목받은 프리즈는 아트페어 형식의 틀을 부숴 자신들의 컨셉을 온전히 완성해 냈다. 그들은 기존 아트페어들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와 화이트월이 아닌 영국 런던 왕실의 공원인 리젠트 파크(Regent’s Park)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제시했다. 리젠트 파크는 런던의 중심에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런던의 특성을 상징하는데, 이런 공간을 선택한 것은 현대미술과 전통미술 산업의 융합을 통해 예술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렇게 기존 미술시장이 가지고 있던 틀을 깨고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새로움을 선사한 FRIEZE는 소장자, 미술관계자, 대중 모두를 사로잡고 지금의 위치에 섰고 2012년 뉴욕, 2019년 LA, 2022년 서울까지 확장을 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아트페어 체인으로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FRIEZE가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근본이 되는 현대미술의 비평을 담은 <FRIEZE> 매거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257201435.jpg 데미안 허스트가 표지 작업한 FRIEZE 초판본 (SOURCE: IDEA BOOKs)

앞서 언급했듯이 FRIEZE 매거진은 아만다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가 1991년 창간했다. 'FRIEZE'라는 이름은 건축양식에서 등장하는 장식적인 띠 모양을 이르는 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미술신에서 독창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또한, 이 이름은 1988년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가 기획한 전시 'Freeze'와 발음이 유사하여 관계성을 추측하는 의견도 있다. 나름 이 의견이 타당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대 이 전시는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선사하며 Young Britishg Artists (YBAs)로 알려진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마크 퀸(Marc Quinn) 등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전시이다. 아마도, 이 전시를 보고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졌던 평론가 아만다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는 영감을 얻어 동음이의어로 'Frieze' 매거진을 만들었고 전시 'Freeze'를 기획한 데미안 허스트에게 창간호 표지를 부탁했을 것이다.


KakaoTalk_20250126_151755002.png DAVID SHRIGLEY가 작업한 FRIEZE 매거진 표지 (SOURCE: FRIEZE MAGAZINE)


FRIEZE 매거진은 1990년대 현대미술 비평과 담론에 대한 소통이 부족했던 영국 미술계를 타깃으로 해 신진 작가와 새로운 트렌드를 조명해 현대미술에 대한 담론의 장을 열었다. 또한, 영국에 국한한 것이 아닌 국제적인 예술시장의 동향을 다루며 영국에 글로벌 미술의 트렌드를 전파했다. 더욱이 그들이 만들어낸 현대미술의 담론을 쉽게 풀어내어 많은 독자층을 만들어내 대중성을 확보했다. 이렇게 대중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영국과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낸 FRIEZE 매거진은 10년이 넘게 쌓아온 콘텐츠와 신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FRIEZE라는 아트페어를 선보여 그들의 의도를 이론을 넘어 미술시장에 적용하여 현대미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만들어냈다.




이렇게 성장한 프리즈는 최근 들어 EXPO CHICAGO, The Armory Show를 인수하며, 현대미술시장의 중심인 미국 본토를 본격적으로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하반기 갑작스럽게도 프리즈 아트페어를 가지고 있는 엔데버 그룹이 산하에 있는 기업들을 매각한다고 알리며, 그중 매물로 'FRIEZE' 아트페어와 매거진이 등장했다. 급작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FRIEZE'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지부터 주인이 바뀐 'FRIEZE'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은 제삼자인 우리에겐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41105001206


이렇게 글로벌 페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FRIEZE'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 시간에는 'FRIEZE LA 2025'에 대한 간략한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다음 시간을 기다려주시길 바라며, 즐거운 설 연휴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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