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grip): 알맞은 방향과 힘으로 미는 힘
오늘은 양궁장에 선수분들이 잔뜩 있었다. (너무 신기해...) 아마도 국대선발적인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오늘부터는 고무줄 당기기 비율을 줄이고 처음부터 활을 들고 감각을 익히자고 하셨다. 야호!
➹ 오늘의 양궁장 풍경
오늘은 선수님이 화살을 자르는 걸 보았다. 선수마다 본인에게 맞는 화살 길이가 있고 그에 맞춰 스스로 장비를 다듬는다. 선수들이 현을 꼬아 본인에게 맞는 길이와 파운드를 맞추거나, 화살 깃을 붙이거나, 활의 중심이 잘 맞는지 체크하는 걸 볼 때마다 각자의 몸에 맞는 형태로 장비를 다듬는 일 또한 양궁이라는 운동 안에 속한다는 생각이 든다.
➹ 오늘의 필기
양궁은 참 솔직한 종목인 것 같다. 힘이 들어갔는지, 빠졌는지, 앵커가 흔들렸는지 결과를 보면 과정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양궁선수들이 결과는 따라오는 거라고 했던 말을 오늘 몸소 실감했다.
그래서 더욱더! 화살이 10점에 다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화살이 한 군데로 몰리게 쏘는 게 중요하다. 왜냐면 나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니까!
10점이 아니더라도 몰리게 쏘면 그에 맞게 조준기를 고치면 된다. 그리고 한 군데에 일정하게 쏘는, 그 감각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나는 왜 선수처럼 못 쏘지? 왜 이 동작이 안되지?라는 생각에 빠지지 말자. 오늘은 내가 조급해 보였는지 선생님이 그냥 내가 하는 자세에 집중하고 재미있게 쏘자는 말을 자주 하셨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이전의 나와 비교하는 연습을 조금씩 알려주시는 것 같다. 저번 레슨 때 내 자세와 이번의 자세 사진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며 나아진 모습을 계속 말씀 주시는 걸 보니... 맞는 거 같다.
선수들과 비교하면 아직 내 자세는 너무 당연하게도 형편없지만, 저번에 선생님이 찍어주신 내 자세와 오늘의 자세를 비교해 보니 작지만 좋은 변화가 있었고, 확실히 화살도 한 곳으로 모이고 있으니 나는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게 맞다! 그러니 의심하지 말자!
➊ 그립 - 셋업 - 앵커 - 드로우에 집중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각 동작을 구분동작으로 생각하며 하나하나의 동작에 집중해야 한다.
➋ 앵커까지 마친 후 과녁에 조준하자. 처음부터 과녁에 집중하면 힘이 잔뜩 들어가게 되고, 그러면 자세가 흐트러지게 된다.
➌ 오른쪽 팔꿈치를 위로 올리자! 손가락이나 팔이 아닌 견갑골로 당기면서 팔을 일직선을 만들면 알아서 팔꿈치가 올라간다.
➍ 앵커 위치를 일정하게! 입술에 닿는 감각에 익숙해지기
➎ 그립은 올리면서 맞추는 게 아직은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잘 잡고 올리는 게 좋다. 그래야 흔들림이 적다. 그립 잡고 활을 들어 올릴 때 약간 위로 밀어 올려 주는 감각을 잘 기억하자.
➏ 사람마다 신체적 특성이 다 달라서, 그립을 선수 손 모양에 맞게 커스텀한다고 한다.
➐ 오늘은 활과 화살의 구성에 대해 알려주셨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 양궁과 장비
양궁에는 리커브와 컴파운드가 있다. 우리가 올림픽에서 주로 보는 양궁 종목은 '리커브'라는 이름의 종목이고 내가 배우고 있는 종목도 리커브이다. 활이 하나의 완성품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장비들이 결합되어 하나의 활이 만들어지는 만큼 장비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양궁에서 쓰는 장비들을 이미지로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은 핸들과 화살에 대해 알아보자!
➹ 핸들과 핸들에 장착하는 장비
➼ 핸들: 림을 제외한 활을 중앙을 말한다.
➼ 그립: 핸들의 중심부. 활을 잡는 부분을 말한다.
➼ 조준기: 표적에 조준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품이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조준을 돕는다.
➼ 쿠션: 화살을 발사할 때 화살이 올바르게 나갈 수 있도록 화살이 휘는 현상을 잡아주는 부품이다.
➼ 클리커: 활을 당길 때 일정한 힘으로 당길 수 있도록 (=화살의 길이를 일정하게 뽑을 수 있도록) 돕는 부품이다.
➼ 레스트: 화살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화살이 발사될 때 깃이 상하지 않도록 화살을 올려두는 역할을 한다.
➹ 화살의 구조
➼ 샤프트: 화살의 몸통 부분.
➼ 포인트: 화살의 촉. 샤프트의 끝 부분에 끼워 사용한다.
➼ 깃: 화살의 비행을 안정적이게 하기 위해 붙이는 부품이다. 하나의 화살에는 3개의 깃이 사용된다.
➼ 노크: 활의 현에 화살을 끼우기 위한 부품으로 포인트 반대쪽에 끼워 사용한다. 노크는 아웃노크와 핀노크가 있다.
➼ 핀 어댑터: 핀노크를 사용할 때 샤프트와 노크를 연결해 주는 부품이다. (나는 아웃노크를 사용해서 이 부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 그립(grip): 알맞은 방향과 힘으로 밀어주기 (받쳐주기)
그립이라는 단어는 '꽉 움켜쥐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양궁에서는 핸들을 꽉 쥐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양궁에서의 그립은 활의 핸들을 손으로 미는 힘을 뜻한다. 활을 잡는 손에 힘을 빼고 계란을 쥐듯 둥글게 말아 가볍게 밀어주는 동작이다.
활을 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활시위를 당겨서 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른팔로 활의 현을 당기는 힘과 핸들을 미는 왼팔의 힘이 50대 50의 힘으로 밸런스 있게 쓰여야 활을 일정하게 잘 쏠 수 있다. (이래서 양궁을 밸런스운동, 균형운동이라고도 한다.)
그립, 그러니까 양궁에서 미는 힘이라고 말하는 행동은 '받쳐준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당기는 힘만큼, 당겨져 들어오는 딱 그만큼의 힘에 맞춰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내 손의 모양과 그립이 닿는 모양을 잘 맞추고 올바른 방향, 그러니까 과녁을 향해 올바른 힘의 균형을 가지고 현을 당기는 만큼 핸들과 맞닿은 손으로 밀어주는 적당한 밸런스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왼쪽 자세가 흐트러지면 팔에 현이 맞으면서 다치게 된다. 오늘은 피멍이 심하게 들었는데, 선생님이 보시고는 암가드를 더 큰 걸로 바꿔주셨다.
그리고 팔을 살짝 돌리면서 그립을 잡으면 팔에 덜 맞을 거라고 하시면서 팔 돌리기 스킬을 보여주셨다.
사실 안산선수님 팬이라 안산선수님이 하는 거 여러 번 봐서 알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것처럼 감탄하느라 좀 힘들었다 하하... 그래도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하긴 했다!
➹ 번외 편
선생님께 수업 듣고 돌아와서 급하게 그려본 활의 구조, 처음으로 그렸던 그림을 보니 제법 엉망이긴 하다. 하하! 지금은 장비의 언어들이 익숙해졌는데 그때는 모든 게 생소하고, 신기하고, 새로웠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새롭게 이미지를 그리며, 장비에서 어떤 부분이 강조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작업하니까 너무 재밌고... 뭐든 잘 이해하고 알고 표현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새로운 깨달음!
➹ 양궁의 자세
양궁은 발사선에 서서 활을 쏘기까지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➊ 스탠스(stance): 발사선에 서기
➋ 노킹(nocking): 화살을 활줄(현)에 끼우기
➌ 그립(grip): 활의 핸들을 손으로 밀기
➍ 후킹(hooking) : 활의 현에 손가락 걸기
➎ 셋업(set up) : 활이 표적 방향으로 향하도록 팔을 들어 올리기
➏ 드로잉(drawing) : 미는 팔과 당기는 팔의 균형 유지하면서 현 당기기
➐ 앵커(anchor) : 턱 아래에 손 고정시키기
➑ 풀드로우(full draw) : 표적에 조준한 채로 릴리즈 동작까지 집중하기
➒ 릴리즈(release) : 화살을 손가락에서 풀어주기
➓ 팔로스로우(follow through) : 릴리즈 한 (오른) 팔의 힘 이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