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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의 스몰스텝 정리

김세엽의 스몰 스텝 이야기 (3)

스몰스텝을 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좋은 습관을 눈여겨보는 일이 많아졌다. 2019년에 '좋은 어른'신드롬을 만들어 냈던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가 있다. 뒤늦게 보면서 빠져들었다.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누군가가 불릴 때는 단순히 성별과 연령의 규정을 넘어 떠올려지는 상징성과 사회적 이미지가 강하고 보통 사회와 조직의 메인 그룹을 차지하고 있어 직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동훈이라는 캐릭터는 평범한 직장인 '아저씨'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그 아저씨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는 늘 진심이고 그래서 특별하다. 여주인공인 지안이 도청하는 과정에서 듣게 되는 따뜻한 말들.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보여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큰 변화를 만들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따뜻한 마음, 정직한 마음에는 위배되지 않는 행동들을 선택한다. 자기의 처지나 여유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같은 사람으로 서 있다. 한 마디로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할까.


드라마를 보고 박동훈 캐릭터에 많이 동요되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을, 회사에서 만나는 모든 좋은 '아저씨'들, 좋은 어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내 직장 상사이자 동료이기도 한 그들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자신을 성장시켜가고 세상사에 지칠 때도 내려놓지 않는 태도가 있는 듯하다. 바쁘고 피곤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정돈하고 스마트함을 유지했고, 갖가지 지식과 현란한 언어로 포장하지 않더라도 담백하고 조용하게 개념을 설명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시킨다. 그런 사람들을 관찰하고 지켜보고 그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스몰스텝을 정리해서 나에게 적용해 보는 것도 중요한 내 스몰스텝이 되었다.


"지인들에게 안부전화하기"

"작은 소리로 조용히 낭독해보기"

"중간중간 가그린 하기"

"새로운 내용들은 표로 만들기"

"중간 중간 끊어서 물어보기"

"빨리 출근해서 혼자만의 시간 갖기"

"후배에게 도움 될만한 내용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기"


나는 믿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은 누구나 스몰스텝을 가지고 있다. 나처럼 스몰스텝이라 명명하고 자신의 파일에 정리하지 않더라도, 분명히 그 사람을 좋은 어른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스몰스텝이 존재했다. 이전에는 먼 곳에 있는 유명한 사람들의 책을 읽어보고 그 사람을 따라 뭔가를 실천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그 동기의 대부분은 욕심이었다. 그 사람처럼 잘 나가지 않을까, 성공하지 않을까, 인기가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서 따라한 것이다. 물론 모두 실패했다.


지금은 다르다. 혼자 주변 좋은 어른들을 눈여겨보고 그 사람들의 스몰스텝을 발견하고 정리해보고 따라하곤 한다.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자신을 지켜가고 성장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주고, 내가 사회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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