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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사랑한다면, 이 사람처럼

영어교육학과 출신인 그가 입대를 했다.

내무반 첫날, 고참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시켰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는 한 마디로 하지 못했다.

물밀 듯 밀려드는 부끄러움과 낭패감이 그날 밤 그를 짓눌렀다.

그날부터였다.

부대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7년차 영어 강사가 되었다.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친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외국에서 공부하지 않은

토종? 영어 강사다.

그럼에도 그는 CIA와 FBI에서 일했던

최고의 영어 강사로로부터 조교로 선택될 만큼 인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는 영어를 좋아한다.

가장 큰 꿈이 하루 종일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다.


스몰스텝을 통해서 성봉영어를 만났다.


부끄럽지만 나도 영어를 공부해왔다.

하루 다섯 개의 영어 단어를 3년 이상 외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왜 영어를 공부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한참을 고민하다 머리를 극적이곤 했다.

조금씩 늘어나는 어휘력과

TV 인터뷰나 미드에서 조금씩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는 즐거움?

그것만으로 영어 공부를 지속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까?

그러던 어느 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를 만났다.

요즘은 이런 저런 이유를 지나치게? 자주 만난다.

그러면서 영어를 공부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갖게 됐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이태원을 찾고 싶다.

여유가 되면 가능한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

그래서 영어로 물어보고 싶다. 대화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지를.

문화와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쓰고 싶다.

그런 목표가 생기니 영어에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그를 좋아하고 자주 만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그에게서 아주 분명한 이유를 하나 찾았다.

영어를 잘하려면

우선 영어를 좋아해야 한다는 사실.

그가 숱한 영어강사들과 뚜렷히 구별되는 이유는

바로 누구보다 영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50강을 축하하던 소박한 축하 파티. 와이프분이 직접 케익을 만들어주셨다 :)


그에게 영어를 왜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명함을 보여주었다.

그 명함에는 '사람을 살리는 영어'라고 적혀 있었다.

사람을 살린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사실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다.

우리는 영어를 하나의 권위처럼 어렵게 생각한다.

우리가 영어를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버터 발음에 아주 쉽게 주눅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일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다면?

의사소통을 위한 편리한 도구로 원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의 기회와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면?

전 세계의 다양한 생각과 지식들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살아나지 않을까?

영어가 그를 비로소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를 좋아하게 되면 영어도 좋아하게 된다. 이건 진짜다.


하지만 그는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지난 5개월 동안 50개의 문장을 꾸준히 유투브로 공유해주었다.

그 다섯 개의 문장은 아주 실용적이다.

언제고 한 번은 쓸만한 일상의 문장들이다.

하지만 어려운 단어가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

내가 성봉영어에 매료된 이유는 그 때문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인데도, 바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생생한 영어.

그는 이런 영어 문장을 '수집'한다고 했다.

영화나 미드나 다른 영어 교재에서

정말로 유용하게 쓰일 단어들을 찾고 찾고 또 찾는다고 했다.

그가 영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영어로 인해 '살아날' 나같은 사람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영어 강사가 있다.

학원과 프로그램과 교재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처럼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는 수시로 원어민들을 찾아다닌다.

영어에 대한 그의 갈급함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큰 학원에서 유명한 강사가 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미 그런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학원이 커질수록, 수강생이 늘어날수록

영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스몰 스텝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제는 온라인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만나기로 한 것이다.

토요일 오전 여의도의 카페에서 만나 영어책을 읽기로 했다.

참가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가져와 읽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나누며 그로부터 직접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흔한 독서모임의 영엉 버전인 셈이다.

나는 벌써부터 그 모임이 오매불망 기다려진다.

그와 같이 영어를 좋아하고 싶어서다.

내 오랜 꿈을 영어를 통해 이루고 싶어서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평범한 영어 강사다.

하지만 그는 스몰 스텝을 통해 영어를 전파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다섯 개의 문장을 사진과 영상으로 인증하는 사람이 꾸준이 늘고 있다.

그로 인해 영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는 사람이 점점 늘어간다.

그는 이제 조금씩 비범해지고 있다.

'성봉영어'라는 하나의 분명한 브랜드로 성장해가고 있다.

나는 그의 이런 성장을 보는 일이 기쁘고 즐겁다.

영어도 잘하는데 잘 생기기까지 했으니 질투가 날법도 한데

영어를 사랑하는 그의 순수함에 매료된지 오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가 좋아졌다.

선생님이 좋아지만 그 과목이 좋아지듯이.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섯 개의 문장을 외운다.

이태원에서 만난 외국인과의 담소라는

소박하지만 원대한 나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





*커버 사진은 '나코리'님이 찍었습니다.


* 이성봉영어_스몰스텝방 (참여코드: s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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