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어른 Jun 27. 2024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 가 될 뻔

500일간 24시간 붙어있는 게 제일 힘들어. 세계 n차대전

행선지를 정한다는 건...

이탈리아 남부? 북부로 갈지 남편의 고민이 계속된다. 이탈리아에 올 때부터 아말피와 포지타노에 가고 싶다고 내가 여러 번 말했지만 out 예정인 프랑푸르트에서 멀어진다는 생각에 불안하단다. 렌터카로 이탈리아 남부여행하자는 제안도, 이미 나폴리를 봤는데 남부에 볼 게 있느냐, 마피아 타령까지 온갖 나쁜 상상하며 불안해다. 안타깝지만 전체 여정을 계획하며 여정 이후의 삶까지 염두하는 우리 집 가장을 이해해야 한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돌산을 관통하며 미국을 횡단하던 용기는 어디로 갔을까?


어느덧 나폴리 숙소 체크아웃 시간이다. 아직까지 행선지가 없다. 열 달 중 이런 날은 처음이다.

밤새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남편의 얼굴이 어둡다. 잠을 잔 것 같지 않다며, 피곤함을 토로한다. 당장 비행기를 탈 수도 없으니, 밀라노나 베네치아가 있는 북부로 가면 어때? 물어도 별로란다. 원래 계획대로 남부? 그저 묵묵부답이다. 미국 횡단할 때는 뉴욕에서 렌터카 반납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기에, 뭐가 되든 그날까지 뉴욕만 가면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간다는 압박을 느낀단다. 결혼 후 어렵게 고친 남편의 나쁜 습관 '손톱 물어뜯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다.


포지타노 (출처  : 픽사베이)
포지타노 (출처 : 픽사베이)


나폴리 숙소 호스트가 걸어둔 아말피의 멋진 풍경 사진을 바라보며, 멋지긴 하네..라고 혼잣말을 한다. 대체 어쩌자는 말이지?


"오빠,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어차피 오빠가 결정할 거니까, 우리는 결정에 무조건 따를게."



가볍게 던진 한 마디에 남편이 폭발했다.

정우 앞에서 고성을 질러대며 엄청나게 화를 낸다. 오랜만에 보는 남편의 분노다. 본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말이 너무 싫단다. 사실이 아니며, 오해받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단다. 평소 다정한 아빠가 소리를 지르니, 정우가 깜짝 놀라 울기 시작한다. 아이를 달래며 남편에게 무조건 미안하다고, 내가 실언했다고 사과했다. 화가 나면 입을 닫는 남편의 묵언수행이 시작됐다.


숙소의 다음 게스트가 있어,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할 수 없다. 결국 기차역으로 가서 커피 한잔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남편은 소리 질러 미안하다며, 본인은 도저히 결정할 수 없으니 아무 곳이나 정하다. 남부의 Salerno '살레르노'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머물기로 한다. 거기서 아말피와 포지타노까지 가는 배가 있다.


나폴리 기차역


고민하던 남편의 일기 발췌

다음 여정지를 정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한국 복귀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데 더 좋은 환경으로 가야 한다.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 이제 4개월 남짓 남았다. 한국에 돌아갈 쯤이면 모든 게 준비돼있어야 한다. 나는 가장이다. 책임질 위치에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다닐 수 없다.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해 둔 내게 어김없이 기회가 왔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미래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최고로 멋진 복귀가 있어야만, 우리 스스로 성공적인 여정이라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4개월이 우리 가족의 행복을 좌우할 것이다. 복귀시점이 다가올수록 원하는 미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현실과 타협하려다가도 원하는 삶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숙고한다.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곧 미래다. 목표가 엿가락처럼 휘어선 안된다. 원하는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며, 앞으로 무엇을 이뤄야 할지 정해야 한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욕망이 있어야 추진력 있게 갈 수 있다.

Have to do, Must to do는 오래가지 못한다. 나라는 상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사업이든 현업복귀든 매력적인 상품이어야 한다. 포장도 중요하지만, 속 내용물도 알차야 한다. 시간은 흘러가기에 물러설 수 없다.

400일 여정에서 깨달은 통찰력과 실전투자 경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400일 전 세계를 돌며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있는 나를 누가 함부로 평가하겠는가. 책상에서 보고서만 보고 전망하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가치를 낮추지 마라. 나를 믿자.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실행에 옮겨라.










아말피 대전쟁

나폴리에서 살레르노까지 기차로 50분 정도 걸린다. 기차역에서 가까운 작은 아파트를 빌렸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숙소가 마음에 든다. 오전 다툼으로 내내 묵언수행 중인 남편과 시무룩한 아이를 데리고 숙소 근처에서 파스타를 먹고, 살레르노 바닷가를 걸은 게 전부다. 그래도 아름다운 선셋을 만나 기분이 조금 풀렸다. 내일은 포지타노에 가기로 하고 페리 시간을 알아보고 돌아왔다. 마트에서 장을 봐서 오랜만에 한식을 먹기로 했다. 미역국을 끓이고 계란말이를 만들고 소고기 장조림과 야채볶음, 김구이까지 한 상 차렸는데 핸드폰을 만지며 뭉그적대느라 식탁으로 오지 않는 남편에게 돌연 짜증이 난다.


첫 날의 환상적인 선셋 @ 이탈리아 살레르노


"오빠는 오늘 아침부터 기분 안 좋았으니까, 저녁밥 안 먹을 거야?"



(이 말은 내가 잘못했다.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 한 마디)



남편은 완전히 삐져서 저녁을 굶었고, 기분이 풀리지 않아 거실 소파침대에서 잔단다. 하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침실에서 잔다. 침실 히터가 문제였는지, 못된 말해서 벌 받은 건지 나의 목감기가 시작됐다.


늦잠을 잔 남편이 10시 반이 돼서야 일어났다. 서둘러 아침을 차려 기분 풀어주려 한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화해모드로 돌입, 11시 40분 배를 타려 서두르는데 아들과 남편 둘 다 움직일 생각이 없다. 남편은 12시 40분 배로 1시 반쯤 포지타노 도착해서 4시간 정도 구경하면 되겠다며 12시까지 일기를 쓸 생각이었단다. 아빠가 노트북 앞에 앉아있으니 정우도 나갈 생각이 없다. 씻기고 옷 갈아입히는 데만 수십 분이 걸린다. 요즘 말을 너무 안 듣는다. 참았던 짜증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정우는 옷 입기를 거부하고, 남편은 핸드폰만 보고 있다. 하아. 정말 개떡 같다.



"나 안가! 지금 몇 시인 줄 알아? 12시 40분 배 타면 5시 40분이 막차야. 도착해서 얼마 있지도 못하잖아. 아말피 별로라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거야? 너무하네."


외출복을 전부 벗고, 침대에 누웠다. 화가 난다. 이탈리아 오기 전부터 아말피와 포지타노에 가고 싶다고 수십 번 얘기했는데, 남부에 올 생각이 없던 남편은 모든 게 비협조적이다. 정말 너무하다. 어제는 하루종일 눈치 보게 만들고...


"내가 아말피 얼마나 가고 싶어 했는지 알면서, 아침부터 일부러 늦게 일어나고..."


두 남자 모두 눈만 껌뻑거리고 있다. 하아.

불 꺼진 깜깜한 침실에 혼자 누워있다가,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나 혼자라도 가야겠다.

"나 혼자라도 갈게. 둘이 그냥 집에 있어. 정우는 계속 유튜브나 봐... 알겠지? 진짜 너무하네. 오빠 정말 못된 거 알아? 본인이 가기 싫다고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거..."


"무슨 소리야? 진짜 아니야. 내가 왜 싫어? 싫었으면 진작에 다른 도시로 갔지. 이미 아침밥까지 먹었는데, 글 쓰고 12시 40분에 맞춰서 나가려고 했지. 왜 화내는지 이해가 안 되네." 란다.

분이 안 풀린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혼자 밖으로 나섰다. 내가 밖으로 나간 후에도 따라나서는 기색이 없다.  










12시 40분 배를 기다리며, 혹시나 정우와 남편이 오지 않을까 계속 출입구를 바라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시 40분 배가 기계 상 결함으로 취소되었다. 하아..

다음 배는 2시간 뒤에나 온단다. 2시 40분 배로 아말피에 3시 반에 도착해서 5시 40분 마지막 배를 타려면, 아말피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두 시간 남짓이다. 정말 개떡 같은 하루다. 

오전 11시 40분 배를 탔어야 했다.


포지타노, 아말피코스트 가는 페리 시간표 
살레르노 해안 산책로 



표를 환불하고는 살레르노 해안 산책로를 걸었다. 걸으면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남부 이탈리아에서 대체 뭐 하는 거지? 큰돈 들여 인생 한 번뿐인 세계여행 왔는데, 남편과 몇 번째 싸움인지... 한국에서도 이렇게 자주 다툰 적이 없는데, 정말 엉망진창이다.

두 시간을 걷다가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에 앉아 그동안의 여행 루트를 복기하며, 여정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했다. 체력도 힘에 부치고, 감정 소모가 많아 더 이상 여행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우와 남편이 목표한 400일 여정을 마치고 싶다면, 나 먼저 한국에 돌아가서 우리가 늘 이야기했던 제주도의 터전을 알아보면 어떨까... 여정 중에 연락 주셨던 몇 분과 다시 일을 할 수도 있을 거다. 업무 복귀에 대해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남편에게 장문의 톡을 보냈다.



"아말피 가는 페리가 취소돼서 그냥 계속 걷고 있어, 지금까지 여행을 퇴고해 봤는데, 정말 대단한 일정이었더라. 52개 도시를 다니며, 숙소도 67번이나 옮겼더라고. 돈도 많이 썼지만 추억도 많이 쌓고 좋았던 기억이 많네... 그런데 밴쿠버 이후론 런던부터 파리, 코펜하겐, 비엔나, 살레르노까지.. 우리 참 많이 싸운다. 나도 오빠도 서로 부족하고 잘한 점, 잘못한 점 있겠지. 오빠 입장에선 거의 내 잘못이라 생각하겠지만... 오늘 현타가 오면서, 많이 지치네... 

너무 오랫동안 붙어있는 거 같아. 부부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데, 거리 둘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안되니까... 오늘 기분 같아선 여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내일도 난 아침 일찍 혼자 나설게. 정우랑 둘이 집에서 푹 쉬던 뭐 그건 좋을 대로. 

모레 퇴실하고 나폴리 공항에서 나는 한국으로 갈게. 오빠랑 정우랑 둘이 여행을 하든 한 달 살이를 하던지,,, 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같은 데서 지내면서 글 쓰고 소일거리도 좀 하고 싶어. 나 혼자 한국 가는 건 양가엔 비밀로 했으면 좋겠어. 정우가 엄마랑 떨어지기 힘들다지만, 유튜브와 게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아빠랑 재밌는 데 다니면 금방 좋아할 거야. 저녁 먹고 늦게 들어갈게. 이따 전화하면 1층 현관문 열어줘."



나 혼자 앉아 눈물 흘렸던 살레르노 해안가 작은 카페 




그 시간 남편은 체념하고 있었다. 어찌할 수 없어 글을 쓰고 있었다. 정우는 오랜만에 보는 유튜브에 빠져 있었다. 나의 메시지를 받고는 알았다며, 가급적 한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들어오라는 답장을 보냈다. 남편 역시 호치민행 직항을 알아보고 정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결과는 뻔했다.

서글픈 눈물을 흘리며 

"싫어, 엄마랑 안 떨어질 거야. 난 엄마를 제일 사랑하니까.."

아빠가 레고도 사주고, 유튜브도 보여주고, 아빠랑 재밌게 놀면 되잖아라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싫어! 싫어! 엄마가 왜 혼자 가려고 해?"

"응, 엄마가 혼자 있고 싶다고 해."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럼 일본에서 레고만 사서 한국으로 가."

"안돼, 엄마는 한국으로 바로 간다고 했어."

정우가 더 크게 운다. 그러고는 "그럼 그냥 한국으로 같이 돌아가."라며 하염없이 울었다.


하고 싶은 게 아직 많고, 마지막 기착지인 일본에서 그렇게나 사고 싶은 커다란 레고박스를 포기하면서도 엄마와 헤어지고 싶지 않단다. 남편은 순간 뭉클했다. 원하는 게 있어도 엄마와 떨어지는 게 도저히 싫으니, 그것마저도 포기할 줄 안다. '짜식, 진짜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몰려왔단다. 정우 앞에서 싸우면 안 되는데, 어린아이 소꿉장난도 아니고....










밤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모든 것을 풀었다. 오늘은 마치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직전 같은 상황이었다. 버튼만 눌렀다면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났을 것처럼, 비행기 티켓 예약 확정 버튼만 눌렀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을 것이다. 정우를 두고 이렇게 여정을 끝내고 갈라설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당시엔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우리 둘 모두에게 있었다. 슬럼프는 언제나 찾아온다. 길 수도 있고, 짧게 끝날 수도 있다. 이제 10개월로 향하는 우리 여정에 최근 다툼이 잦다. 이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자. 한국 복귀 이후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점에서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있고,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여정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이 서로를 예민하게 만든다.  





(남편의 일기)

이번에 새로 안 사실은 이정이 별자리가 '전갈자리'라는 거다. 독사처럼 혀를 날름거리진 않지만, 꼬리에 독침을 날릴 수 있는 전갈자리임을 이번에 알게 됐다. 아무리 신경을 긁어도 편도체를 항상 안정화시켜야 한다.


“모든 싸움의 문제는 너야. 나를 자극하는 말로 항상 싸움을 시작해. 물론 내가 반응하는 게 잘못이지만...”

“요즘 내가 오빠에게 말할 때, 얼마나 신경 써서 얘기하는 줄 알아? 또 언제 화낼지 모르니까.”

“나도 너 무서워.”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오늘 싸움이 마지막 싸움이기를 바란다. 혼자 이정이가 외출한 동안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계속 걱정이 됐다. 아직까지 그녀를 사랑하는 것 같다. 생물학적으로 더 이상 '사랑'이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은 감정이 언젠가 오겠지만, 그때까지 진심으로 사랑해 주어야겠다.

그녀가 독침을 날리더라도.










세계여행 전에는 부부싸움이 세 손가락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 가끔 의견충돌이 있었지만, 대화로 금세 해결했다. 두 사람 모두 일과 육아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 몰두했고, 서로를 배려했으며, 함께 할 때 더 행복했다. 끈끈한 의리로 뭉친 단단한 관계였다고 자부한다. 그 모든 건 '부부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있기에' 서로를 존중할 수 있었다.

 

500일 간 24시간을 붙어 지내면서 평생 할 싸움을 다 몰아서 했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웠다. 뭐가 문제지? 왜 이렇게 다투는 걸까? 그도 나도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여러 번의 다툼으로, 코펜하겐에서는 3박 4일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숙소에만 머물렀다. 나 홀로 텅 빈 교회당에 들어가서 울며 기도를 올렸다. 말도 안 통하는 타국만리에서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뿐인데, 너무나 두려웠다. 시간이 흐르고 싸움이 잦아지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적당한 거리와 배려가 있어야만 건강한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을.


제주도에 사는 지금도, 집에서 일하는 우리는 여전히 24시간을 한 집에서 지내지만 예전처럼 다투지 않는다.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고 배려한다.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보내며 충분히 사유한다. 덕분에 같은 공간에서 24시간 붙어있어도 전처럼 다투지 않는다. 가끔 의견충돌이 있지만, 조금 더 성숙된 자세로 날세우지 않고 웃으며 넘길 수 있기에, 아말피 대전처럼, 런던 - 밴쿠버 - 코펜하겐 대전처럼 며칠씩 이어지는 지루한 싸움이 없다. 500일 세계여행은 어쩌면 상대의 밑바닥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 어떤 비극과 고난의 시간도 남기는 게 있다. 

그 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