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며 배우는 중입니다

by 포근

얼마 전 상담실습을 시작하였다.



학교 졸업요건이기도 하고,

상담자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도 한 실습..



다행히 내 사정을 이해하는 내담자를 구할 수 있었고,

그동안 몇 회기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중인데...



회기가 끝난 뒤

녹음을 들으며 축어록을 풀다 보면

'이 말은 왜 했지? 이게 아닌 거 같은데??'

'뭔가 다 안다는 식으로 말했네?!'

'여기선 너무 성급하게 넘어갔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면

부끄러움과 후회, 자책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나도 몰랐던

사소한 나의 말버릇이나 패턴들..

그것이 상담의 흐름을 깨고 어색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자다 말고 이불 킥하게 되는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얼마 전 슈퍼비전을 받은 후,

슈퍼바이저가 이야기했다.

내담자는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서도 나아질 수 있다고.

그러니 자신이 모든 걸 해결하려고 생각하지 말라고..



내가 도움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질문과 반응에서 나타나

흐름을 어색하게 하고 끊게 만들었던 게 아닐까...



상담공부를 시작하면서 좋았던 것이

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또 이렇게 상담자로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는 것은

한편으로 속상하고, 걱정되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런 과정이 수도 없이 이어지겠지..?



문득, 속상해하는 나에게 슈퍼바이저가 해준 말이 기억난다.



'자책하지 마세요.

자책은 선생님의 발목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나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요구하지 말자.



이 모든 과정은 당연하다.

좌절되고 자책이 올라오는 순간마다 힘을 빼보자.

그리고, 저 멀리서 불어오는

파도와 바람을 관조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좀 더 유연하게.. 좀 더 솔직하게...

그렇게 한걸음 내디뎌 보면 어떨까...



난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신생 초보상담자니까,

넘어지며 배우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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