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 에 정사 없다!
재래시장에서 있었던 일 입니다. 자두를 엄청 싸게 팔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무작정 그 곳으로 향했더래요.
오 천원에 엄청난 양을 득템하고 남은 일은 떡볶이를 먹는 일이었었습니다. 이미 내 레이더망에 포착된 모퉁이의 가게. 반경 십 미터 밖에서부터 침샘을 자극하는 익숙한 향.
"그래! 오늘은...아니 오늘도 너로 정했다 떡볶이!"
가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 와 동시에 눈에 들어 온 노인장 할아버지. 머리 위로 햐얀 눈이 소복하게 내리고
이마와 미간 사이에 깊은 주름 계곡이 형성된 백전 노장. 그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보고 미소 지으시며 물었습니다.
"떡볶이 먹고 갈거지?"
거절할 수 없는 살인미소에 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떡볶이를 기다리는 동안 느낀 가게 안의 분위기.
그 것은 마치 놀이터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떠나 홀로 남은 놀이터의 그네, 그 쓸쓸함이라는 감정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지독한 외로움. 한 마디로 가게의 분위기는 어두웠습니다.
잠시 후 접시를 수북하게 채운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평상시 같았으면 그 상황 자체에 탄성을 질렀겠지만 제 둔에 고정된 떡볶이로 손이 쉽게 나가지 않았습니다. 만든지 넉넉잡아 삼 일은 지났을 법한 비쥬얼. 현재 가게에 존재하는 한 명의 손님인 나. 그 떡볶이에 대한 미묘한 감정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 때 가게안으로 들어서는 다섯살짜리 꼬마와 그의 젊은 엄마. 굉장히 까칠해 보이는 인상으로 그녀는 떡볶이를 주문 했습니다. 그리고는 떡볶이가 나오기 무섭게 이쑤시개를 집어 떡을 집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외쳤습니다.
"이런 걸 어떻게 먹어?"
물론 입으로 외친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 그녀의 표정이 딱 그렇게 말하는 눈치였다는 거죠. 하지만 제 감이 맞았는지 그녀는 이쑤시개를 탁자 위에 탁~하고 내려 놓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게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할아버지의 떡볶이를 먹어보지도 않은 채 말 입니다. 전 그 모습에 순간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쫓아가 손을 잡아채며 말했습니다.
"먹어 봤어? 안 먹어 봤으면 말을 말아! 이 여편네야!!!"
물론 상상이구요. 화는 났지만 제 분노를 속으로 삭인 채 제 테이블 위에 놓아진 떡볶이를 다시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호흡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 뱉은 후 떡을 입에 밀어 넣었습니다.
"응???이것은 마치??"
떡이 입에 들어 오는 순간 제가 한 가지 사실을 간과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쌀떡은 시간이 지날 수록 떡 안으로 양념이 잘 스며들어 더욱 기품있는 맛을 낸다는 사실을 말 입니다. 전 아직도 떡볶이의 고수라 하기엔 미천한 존재 였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쉽게 떡볶이 맛을 판정해버리다니...
자신을 반성하며 떡볶이 한 접시를 게 눈 감추듯이 해치웠습니다.
오래된 떡볶이와 백발의 할아버지.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본래의 활력과 생기를 잃어 버렸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늙습니다. 아니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늙죠.
하지만 시간이 오래되어 늙었다고, 변질되었다고 해서 그 가치 마저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수 많은 아이돌들과 화려한 스타들이 넘쳐 나는 방송 황금 시간대인 금요일 저녁. 네 명의 노인들은 무시무시한 노익장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 잡았었지요. 이 들에게는 젊음 혹은 젊은이들이 가질 수 없는
세월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며 축적한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그 만큼 긴 시간을 살며 경험을 했기에 더 많은 시청자들로 부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벼는 오래 될 수록 고개를 숙이고 예술 작품과 와인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가 올라 갑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아니 "세월 앞엔 천하장사가 있다!" 라고!!!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분명히 체력이나 건겅적인 면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니 평소 과신하지 말고 몸 관리를 틈틈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