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동물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었다. 그중에는 추억 속에 있는 가족 반려견도 있었다.
"지금 어디에 있니?" "저 하늘에서 살고 있어요."
고등학교 시절 키우던 반려견이 생각이 났다. 시간은 오래 지났지만 기억 속에 언제나 생생하다. 학생이 그린 강아지와 내가 키우던 반려견이 같은 종이라서 더 반가웠다. 긴 시간 키운 건 아니었지만, 아직까지 기억나는 이유는 선택된 주인을 온전한 자신만의 주인으로 바라보고 따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곤 한다. 하지만 동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보단, 사람이 동물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때론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더 큰 위로와 의지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학생의 기억 속에, 또 나의 기억 속에 가족의 일원으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는 반려견을 떠올리며 함께 이야기 나누며 생각에 젖어보았다.
미국수의사협회가 소개하는 펫로스 증후군 극복법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기
2.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기
3.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기
4.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기기
5.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기
비단, 펫로스 증후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상실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있다. 인생의 한 부분임을 알면서도 참 받아들이기 힘든 아픔이다. 상실을 경험했을 때, 충분히 슬퍼하는 애도의 시간들이 필요하고 그 대상과 좋았던 시간들을 되새겨 보면서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겨 보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다. 그 아픈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지 못해 가슴 깊은곳에서 머물며 잘 다루어 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다른 엉뚱한 감정의 표출로 나타날 수 있다. 보통 분노의 감정 내부에는 슬픔이 자리잡고 있다. 충분히 슬픔을 다루어야,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생의 다음 단계를 걸어 나갈 수 있게 된다. 할 수 있다면,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과 안전한 집단 안에서 감정을 공유함으로 인해 위로를 얻을 수 있고, 나 또한 그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어 감정을 해소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나의 슬픈 감정이 잘 다스려 지지 않기 때문에 믿을 만한 사람이나, 안전한 곳에 털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물밀듯 밀려 올 때 통제가 안되어서 아무한테나 막 털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다음에는 감당 하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남의 상처를 왜곡하여 받아 들이는 사람들도 있고, 그 슬픔을 약점 삼아 되려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힘든데 그런일 까지 겹치면 더 큰 상처로 남는다. 모든사람들이 내맘과 같지 않다. 나의 슬픔, 약함은 절대 아무에게나 이야기 하지 말라.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아직 이 단계까지 나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이것조차 힘들게 느껴진다면 혼자서 해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잘 그릴 필요 없다. 특정 형태가 없어도 된다. 그냥 끄적거리는 낙서도 좋고, 끌리는 색으로 손이 가는대로 그어 보는 것도 좋다. 주체되지 않는 감정을 힘과 감정을 실어 마구 표현해도 좋다. 미술활동은 혼자서 조용히 나의 내면의 감정을 쏟아 낼 수 있는 치유적인 활동이다. 하얀 종이가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미술치료로 작업한 작품들은 마음의 엑스레이이자 감정의 농축이 진하게 담긴 결과물이라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펼쳤을 때 자신의 성장과 변화, 노력의 과정을 되짚어 볼 수 있다. <혼자서 시작하는 아트테라피, 주리애>
공감 / 브리튼 리비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