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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09. 2019

뉴욕 자유의 여신상

브루클린다리도 지나고~



드디어 배를 탄다. 우리들 한 손엔 커피가 들려있다. 순기가 버리라한다. 아깝지만 두 손 자유롭게 사진촬영이 더 중요하므로 기꺼이 오케이~ 휴지통에 버린다. 배 위에서 음미하는 커피~꽤 괜찮겠지만
삶에서 항상 두가지 다는 안된다. 무언가 한 가지는 버려야 한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고....
모 그렁 거. ㅋㅋ 배를 타며 내려다보니 커다란 광장에 사람들이 지극히 편안한 자세로 햇빛을  즐기고 있다.


하늘은 파랗고 우리들은 두둥실 높이 높이 올라가 흰 구름이 된다. 알록달록 유니폼의 중국 학생들. 무척 어린데 이미 단체여행으로 뉴욕이라니? 선생님들  역시 아주 젊고 세련되었다. 발전하는 중국을 실감한다. 가장 편안한 자세. 배가 떠나기 전 평화로운 부두의 모습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누가 무얼하나?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일상이 궁금한 나. 가이드님의 커피 기다리느라 거의 꼴찌로 승선한 우리들. 바다가 훤히 보이는 멋진 자리는 이미 다 점령되고 배 한가운데 궁둥이 걸칠 자리만 겨우 남아 있다. 거기라도 앉을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며. 온갖 배들이 떠다니는 넓고 넓은 허드슨 강.


이 개구쟁이 소년들. 중학생이라니 얼마나 많은 걸 느끼고 갈까. 중국에서 뉴욕까지 정말 많이 부럽다.
우리 중학교 때는 그 감성이 풍부한 때 영화도 금지 빵집도 금지 분식집도 금지 사복도 금지 호홋 그저 모든 게 금지였는데. 그래도 난 친구랑 용감하게 금지구역을 잘도 다녔다. 당주당에서 비빔냉면도 신나게 먹었고 영화도 실컷 봤다. 흥! 걸리면 걸리라지!


중학교때 나랑 친구는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 하하 얘, 도대체 40 지난 여자가 살고 싶을까? 우린 짧고 굵게 살자!!! 하면서 나이 든 여인들을 왜 사세요~ 하는 눈길로 착 내리깔고 보곤 했는데, 오홋 지금 우리 나이 40 넘어 환갑이다. 그 때 우리가 뭘 몰라도 한참 몰랐지. 얘 40대도 꽤 살아볼만하지않아? 그러던 우리 50에도 지금이 젤 좋은 것 같아 하다가 이제는 나이마다 그 나이만이 누릴 수 있는 괭장한 느낌의 특권들이 있다고 결론지으며 함부로 단정짓던 우리를 반성한다.

 

흰구름 두둥실 파란 하늘엔 헬기가 날고 부릉릉릉 길고긴 대기시간을 끝내고 드디어 배가 출발한다. 오오오오~

강쪽이 아닌 안쪽에 자리잡은 친구들아~ 여기를 보아. 찰칵. 떠나는 배 안에서 우리들 마음도 붕붕~ 한껏 부풀어 오른다. 순기랑 나랑 저 바다같은 너른 강을 배경으로 쎌카 찰칵 오호호홋 빌딩숲 맨해튼이 멀어진다. 오동통통 배가 떠나요~ 누구나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맨하튼의 그 스카이 라인을.


점점 멀어지는 아름다운 도시여~ 멋지다. 바람이 무척 세다. 패딩잠바 꺼내입길 참 잘했다.사진 찍기에 여념없는 배 안의 사람들. 풍경 찍으랴 동반자 찍으랴 모두모두 바쁘다. 찰칵 찰칵 찰칵 여기서 딱! 사진찍기를 멈추고 가슴으로 듬뿍 저 풍경을 담아가리~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더욱 풍부하게 나의 가슴 한가득 담아오지 않았을까. 그러나 노노노~ 마구마구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 댄다.


 캬~ 그래도 그렇게 찍다보니 오마낫 떴다떴다 비행기~ 오호호홋 멋지다. 이런 풍경 앞에서 어떻게 딱!!!!

촬영을 멈출 수 있을까. 냅두련다. 맘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두둥실 두리둥실 흘러가는 대로~ 호홋



앗. 갈매기. 셔터를 고정한다. 갈매기야~ 어서 어서 내 앞으로 오렴. 사진 좀 실컷 찍자. 오홋 나의 말을 알아들었는감? 다가오는 갈매기. 오예! 우아아아 내 말 듣는구나? 사진 찍는 나의 손꾸락은 바빠진다. 찰칵찰칵찰칵 오호호홋 친구까지 데리고~ 이뽀~ 점점 늘어나는 갈매기 갈매기떼 점점 더 빨라지는 나의 손꾸락. 찰칵찰칵  캬~ 너무너무 멋지다. 독도에 인접할 때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갈매기 떼를 만났었다. 섬이 다가오갈매기떼가 배로 그렇게 달려드나 보다. 호홋 담에 섬에 갈 때 확인해봐야지.


우아아아아아 어릴 때 놀람으로 보았던 혹성탈출. 찰턴 헤스턴이 절망으로 울부짖던 이 마지막 장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그 영화 속 자유의 여신상을 지금 내 눈으로. 배가 자유의 여신상에 근접하자 와우~ 휘익 휙~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는다. 찰칵찰칵찰칵 누구나 미친 듯  찍어댄다. 우리라고 예외일까? 호홋 자유의 여신상을 한 가운데 모시고 찰칵찰칵 옛날 옛적 오직 아메리칸 드림으로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 미국으로 향하던 이민자들에게 비로소 다왔구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한 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


왼손에는 1776년 7월 4일 새겨진 독립선언서를 오른 손엔 세계를 비추는 자유의 빛 횃불을 들고 있다. 지금은 자유의 여신상 The Statue of Liberty 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처음에는 세계를 밝히는 자유 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라는 이름이었단다. 1886년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것이다. 높이 46m 무게 204t 요건 동상만의 높이이고 받침대까지 하면 땅에서 횃불 끝까지 거의 100 미터가 되는 정말 거대한 동상이다. 본래 구리색이었는데, 바닷바람에  산화해 지금과 같은 녹색이 되었단다. 프랑스 조각가 바르톨디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만들었는데 225톤이나 되는 무게에 두께는 겨우 2.37 미리미터 였다. 거대한 동상이 이런 얇은 두께로 유지될 수 없어 고민하던 중 귀스타브 에펠이 동상 안에 철재 구조물을 설치얇은 동상을 무너지지않게 한다. 에펠은 훗날 이를 응용해 파리 에펠탑을 만든다.


왕관에 달린 7개의 뿔은 북극해 남극해 남대서양 북대서양 북태평양 남태평양 인도양 7개의 바다와 전 세계의 대륙을 향해 자유의 빛이 뻗어 나간 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을 감싸고 있는 긴 옷은 민주주의를 실행한 로마 공화국을 상징하고 자세히 보면 여신상이 쇠사슬을 발로 밟고 있는데 노예제도 폐지를 의미한단다. 캬~ 돛단배도 멋지고 스카이라인도 멋지고 파란 하늘도 멋지고 바다같은 강도 멋지고 캬~ 캬~ 캬~ 감탄사만 줄줄줄줄


문득 우리 앞의 어린 아이에게 눈길이 간다. 오빠인가본데 여동생이 예뻐 미치겠는 듯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 순기야~ 여기 봐~ 일부러 크게 불러 그녀를 찍는 척하며 살짝 그 애들을 내 카메라에 담는다. 배 여행이 끝나간다. 떠나왔던 곳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마낫 저거!그 유명한 브루클린 다리 아냐? 그치. 영화에 보던 바로 그 다리 Brooklyn Bridge! 미국 뉴욕 시의 이스트 강에 놓인 다리. 왕복 6차로 1869년 착공해 1883년 완공한다. 당시 1.8키로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면서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게다가 세계 최초로 철 케이블을 사용해 19세기 중요한 기계공학 업적을 남긴다. 지금 뉴욕의 매우 중요한 교통로이자 관광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양 쪽으로 차로가 있고 그 한 가운데에 널찍한 보행자용 길이 있다. 뉴욕 맨해튼과 뉴욕 브루클린을 잇는다. 뉴욕 특유의 무지막지한 차량통행량과 별개로 중앙에 보행자용 보도가 있어 이 길을 걷는 시민들과 관광객이 많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랑 베이 브릿지를 사람들이 종종 헷갈리듯이 브루클린 대교도 헷갈리는 다리가 있다. 생김새도 비슷해서 서로 엎어지면 코닿을 아주 가까운 데 있는 맨하튼 대교다.  저게 브루클린 대교맞지? 맞지? 하하 확인에 또 확인. 여기까지 와서 짝퉁 보고 가면 안되니까. 원래 다리 이름은 '뉴욕 브루클린 교 New York and Brooklyn Bridge'였으나 1867년 신문에 '브루클린 대교Brooklyn Big Bridge'로 줄여부르자는 기사가 나간 후 굳혀져 지금까지 그렇게 부른다. 매년 7월4일 독립기념일에는 바로 이 다리에서 불꽃축제가 열리는데 이날 뉴욕에 있다면 꼭 봐야하는 기막히게 멋진 불꽃축제란다.


한가하던 부두에 갑자기 등장하는 쫄망쫄망 아가들. 너무너무 귀여워 배 안의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찰칵 찰칵 찰칵 노노노~ 사진 찍지 말라고 선생님들이 배 안의 우리들을 보며 소리소리 친다. 깜짝 놀라 모두들 카메라 철수.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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