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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Feb 11. 2019

뉴욕 맨해튼 프리티우먼

 그녀가 폴짝폴짝 뛰어내려오던 바로 그 계단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쥴리아로버츠는 프러포즈를 받고 이런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그렇게 건물 밖으로 드러난 철제 계단이 곳곳에 있다. 5층 이하 건물은 의무적으로 밖에 저런 비상계단을 설치해야 한단다. 아항. 그리고 보니 5층 이하 건물엔 어김없이 건물 밖으로 프리티 우먼 영화에서 본 그런 철제 계단이 어김없이 있다. 영화 속 장면을 실제 보는 이 기분이라니. 하하 평일 뉴욕시내의 오후 작은 음식점들마다 바깥 테이블이 사람들로 가득가득이다. 어디고 1층 식당 야외 테이블은 만원. 우리와 달리 땡볕이 내리쬐는 야외테이블이 훨씬 인기가 많고 재빨리 매진이란다.ㅋㅋ



버스 안에서 내려다보는 뉴욕 거리. 그냥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훔쳐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집 앞의 저 두 남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뉴욕엔 특히 동성연애자들이 많다는데 혹시 둘이 사귀고 있는 걸까? 하하 그들 몰래 살짝살짝 보며 맘껏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를 상상해본다. 재밌다. 드디어 우리가 저녁 먹을 식당에 도착한다. 꽤 유명하다는 싸이공 마켓이다.


들어가기 전 인증 샷!!! 와우 어마어마하게 크고 어마어마하게 사람 많다. 절대 화장실에서 양치질하지 마세요~ 가이드가 신신당부한다. 유독 우리나라분들만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는데 그곳 사람들이 기겁을 한다는 것이다. 입을 개운하게 하기 위해 항상 칫솔치약을 넣고 다녔는데 미국 있는 동안은
아예 넣고 다니지 말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배낭 속 칫솔치약을 가방 저 구석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나라에선 거의 다 양치질하기에 그게 큰 실례가 되는지 몰랐다.


크고 붐비는 만큼 식탁과 의자도 둥글둥글 매우 큼지막하다. 가이드와 함께 한 친구들은 이날 무척 재밌는 가이드님의 러브스토리를 들었다며 즐거워한다. 기진맥진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 무엇을 이야기하건 다 통하고 재밌다. 아, 소중한 시간들. 베트남 음식은 우리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가 보다. 닭튀김이 빠삭빠삭 아주 맛있다. 간이 우리들 입맛에 짝짝 맞는다. 호홋 아, 맛있어~ 너무 많이 시켰는가. 마지막 고기를 먹을 때쯤엔 배가 너무 불러 맛도 없고 많이 남긴다. 역시 시장이 확실한 반찬. 



식당 바깥에 나오니 도로 앞 건물의 창가에 뱃트맨이? 하이고 깜짝이야. 그리고 보니 집집마다 창이 아주 독특하게 꾸며져 있다. 가끔 여기 뱃트맨처럼 특색 있는 모습으로 우리들 눈길을 확 끈다. 아 재밌다. 밤 깊은 뉴욕 맨해튼 거리. 내가 이 번화가 한 복판에 있다니. 호홋 실감이 안 난다. 다시 조 다리를 건너 뉴저지로 향한다.


뉴저지 어디로? 친구 N의 집이다. 환갑 선물로 무얼 원해? 하는 서방님의 질문에 친구들 묵게 해 줘! 대뜸 대답했다는 남영이. 그때부터 이 사단이 벌어졌으니 정말 우리는 그 애 집에 왔고 그 애는 그 커다란 집을 풀가동하며 우리 친구들 무려 열일곱 명을 맞이했다. 방마다 침대를 들여놓고 온갖 준비를 마쳤다니 우아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이야기인가? 불가능을 가능케 한 그녀. 와우.


우리 집 커~ 모두 우리 집에 묵으면 돼~ 하면서 우리 모두가 미국에 오도록 부추긴 남영이. 우리는 여고시절 함께 노래하던 친구들이다. 정신여고 마지막 시험 쳐 들어간 세대. 무려 40여 년간을 각자의 길에서 각기 살아가던 우리는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노래가 될까? 하면서도 음대 나온 친구들이 지휘와 반주를 맡고 그때 그 시절 맡았던 파트 대로 다시 노래를 했다. 그리고 정말 큰 일을 낸 것이다. 감히 미국 연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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