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 아아아 땡볕도 이렇게 땡볕일 수가 없다. 새파란 하늘에서 쨍쨍 쨍쨍 쨍쨍 사정없이 내리 꽂히는 따가운 빛. 이글거리는 태양. 그야말로 땡볕!!!! 우아아아아아
드디어 루레이 동굴! 버지니아에서의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 때문에 많이 늦었다. 관람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서둘러야 한다. 후다 다다다닥. ㅋㅋ
입장료가 만만치 않다. ‘U.S. Natural Landmark’ 미국의 자연경관지역이고 몰려드는 관광객이 어마어마한 데 나라 꺼 아니고 개인 꺼란다. 어떻게 이런 게 개인 꺼?
때는 바야흐로 1878년,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 이 곳에 앤드류라는 함석 공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 번 이 산을 바라보며 정말 이상하다 생각한다. “저 산 꼭대기에 뾰족 솟아 나온 것은 분명 석회암인데 그 근처 땅 속에서는 찬 바람도 슝슝 나온단 말이지. 음.... 이 아래에는 무언가 있는 게 틀림없어.” 친구를 꼬셔 함께 낑낑 땅을 파 작은 구멍을 만들어 줄 타고 내려가 본다.
우아아아아아 기막힌 동굴이 있었던 것이다. 아무한테도 동굴 있다는 말을 안 하고 있는데
그 땅이 경매로 나오자 후다닥 그러나 슬그머니 싼 값에 사들인다.
나중에 동굴이 알려지며 땅값이 급상승하니 원래 땅주인이 가만있을 리 없다. 동굴 있는 걸 알고도 모른 척 헐값에 매수했다고 되돌려달라고 소송한다. 미국은 양심 그런 게 철저히 적용되나 보다. 속였다는 게 인정되어 앤드류는 그 땅을 본래 땅주인에게 되돌려 주게 된다. 그러나 본래 빚이 많았던 땅주인이라 이 땅은 금방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또 넘어가고 또 넘어가고 하다 결국 지금의 주인 Graves Family 에게까지 넘어간다. 그들은 Luray Caverns Corp.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루레이 동굴을 관리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앤드류가 속이지 않고 제대로 값을 쳐줬다면 동굴 발견자라는 명성 외에 막대한 부를 챙겼을 텐데. 작은 이익에 욕심내다 큰 걸 놓쳤다. 드디어 동굴에 들어간다. 예매한 표를 제출하고 줄 서서 들어간다. 한 20명 정도가한 팀이 되어 적당한 간격을 두고, 한 팀이 나오면 들어가고, 또 나오면 들어가고 하는 식이다. 우리 말고도 외국사람들이 많이 섞여 함께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금발의 이 아가씨가 우리 팀 안내자이다. 참 예쁘고 말도 큼지막한 소리로 또랑또랑 잘했는데 호호 그런데 짧은 바지를 입은 그녀 다리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뚱뚱하다. "나의 다리는 왜 이렇게 뚱뚱할까?"라든가 "나의 다리가 너무 뚱뚱해서 창피해." 그런 거 전혀 없이 매우 자신만만하게 당당하게 설명해나가는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다. “나의 똥배는 왜 이래?” "똥배가 너무 나와서 창피해~" 나도 그런 거 없이 당당하게 나의 일에 집중할지어닷. 하하
그녀 곁을 바짝 쫓으며 단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영어로 하는 그녀 말을 다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더욱더 집중 집중이다.
해발 283미터에 있고 신생대 제3기를 넘어가지 않는 시점에 생성된 것이라니 6400 만년 전이나 200 만년 전에 만들어진 동굴이다. 와이? 자, 여기서 또
新 새 신
生 날 생 代 시대 대
신생대 新生代 Cenozoic Era
지질 시대의 구분 중 가장 최근의 시대로 약 6,600만 년 전, 새를 제외한 모든 공룡이 멸종한 백악기 말부터 현재까지를 의미한다. 지질시대는 시생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뉘며 신생대는 제3기와 제4기가 있는데
제3기가 6,400만 년 전 제4기가 200만 년 전
그러므로 신생대 3기를 넘어가지 않는 때에 만들어졌다니까 6,400만 년 전에 만들어졌거나 아무리 최근에 만들어졌다 해도 200만 년 전이라는 말이다. 오홋. 우~ 몰려가다가 짬짬이 우리는 모여서 하나 둘 셋~ 타이머를 향해 얼굴을 들이민다. 워낙 학구적인 우리는 사진 촬영 이런 것보다는 그녀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또 기울이고 안 들리는 영어 조금이라도 더 들으려 애를 쓴다. 그래도 우리 흔적은 남겨야지? 하면서 불러 모아 찰칵. 아, 그런데 정말 너무 멋진 동굴이다. 자, 여기서 석회암 공부 좀 하고 갈까?
석회암 Limestone
石 돌 석 灰 재 회 (태워버려 남은 재) 岩 바위 암
주로 탄산칼슘 성분으로 이루어진 퇴적암이다.
堆 언덕 퇴 積 쌓을 적 岩 바위 암
퇴적암 Sediment rock
위에서 고드름처럼 자라 나오는 것 '종유석’ stalactite 鐘 종 종 乳 젖 유 石 돌 석
아래서 위로 자라나는 건 '석순’ stalagmite 石 돌 석 筍 죽순 순
그 둘이 딱 마주쳐 기둥처럼 되는 건 '석주’ column 石 돌 석 柱 기둥 주
이 모든 석회암 동굴이 형성되는 걸 통틀어 스펠 레오 뎀 Speleothem
Giant's Hall 거인의 방이라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다.
이건 정말 신기하다. 무슨 커튼 같은 모습이다. 제목도 Saracen’s Tent 사라센의 천막이다.
돌인데 마치 얇은 천이 휘날리는 듯한 모습이다.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귀한 것이란다.
종유석 뒤의 불빛으로 비쳐져서 더욱 실감 나게 하늘하늘 만져질 듯 얇은 천의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 Dream Lake 꿈의 호수. 깊은 곳은 2미터도 넘는 단다. 마치 거울처럼 위의 종유석을 호수 물이 고대로 반사시켜 보여 준다.
오홋. 위아래 딱 붙어버린 석주!!! Column!!! ㅎㅎ
Fish Market 생선들 줄줄이 널려있는 듯한 모습. ㅎㅎ
어디를 둘러보아도 신비롭고 신기하고.
야, 우리 여기서 노래할 수 있을까? 그래, 그거 좋은 생각.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노래한 사람들도 많았다. 특별한 때 그렇게 부르기도 한단다. 그러나 끝나고 매니저에게 물어보고 알려주겠단다. 지금 노래할 수 있는지 여부는. 캬~ 이 동굴 속에서 노래할 수 있으면 참 좋을 거야. 그렇지? 그래. 정말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와우 넓은 광장이 나타나는데 "앗, 저 앞에 저게 모지?" 무슨 공연장 홀 같은 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