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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an 08. 2019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 황금홀

뮤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말러 교향곡 6번을 듣다


벨베데레 궁전에서 나온 우리는 시립공원에서 

황금빛 요한 슈트라우스 2세에게 살짝 인사만 하고 

갈 길이 바쁘다. 와이?


오늘 밤 우리에겐 너무도 멋진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곳 통과 통과 바쁘다 바빠.

호홋 우리는 오늘 밤 말러 교향곡 6번을 듣는다. 

그것도 뮤지크 페라인에서.


도나우강 앞에 버티고 있는 빌딩.

시간에 매달려 있는 남자. 

떨어질 것 같아.


너무 시간에 

쫓겨 살지 말아야지. 


그런데 지금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모든 건 상황 따라. ㅋㅋ


왈츠 연주로 유명한 

쿠어 살롱도 그대로 

지나치며 휙휙.


성 슈테판 대성당도 

잠시 살짝.


갈 길이 바쁜 우리

발걸음 휙휙 

바빠요 바빠~ ㅋㅋ 

붙들지 마세요.


오홋 위를 보니 파이프 올갠 

마침 예배 준비 중이라 


연주되는 소리에 

살짝 귀 기울이니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소리 같다. 와우~


좀 더 찬찬히 구경하고 싶지만

살짝살짝 

눈길만 주곤 패스.


슈테판 성당 밖으로 나오니 

오마 낫. 빨간 융으로 된 긴 가운.


막 오페라극에서 튀어나온 듯한 복장의 

배우들이 쫘악 깔려있다. 오홋 머여?


나에게도 다가오네.

옴마야아~


손에 들고 있던 책자를 

쫙 펼쳐 보여주는데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와우~게다가 지금 하면 

반액으로 깎아준다고라!!!


오메~  홀딱 빠져드는 나를 

남편이 잡아 끈다. 


항상 합리적인 남편. 

충동적으로 이러능거 아녀. 

길거리 저들 무얼 믿고!!!


갈 길도 바쁘면서!

그치그치 충동 귀신 나. 

정신 차리 잣. 


그들에게 미안하다 하고 

빠져나온다. 


트램을 타고 내리니 

이미 깜깜한 밤. 


아들 핸드폰에 의지해 

뮤지크 페라인을 찾아가는데.


"이상하다. 여기 있어야 하는데 없네. 

저~ 위로 가야 하나?"


그 아드님께서 헷갈려한다. 헉.


우리 앞엔 

하얀 포장으로 뒤덮인 

무슨 공사 중인 건물.


앗. 그런데 그 너머 뒤로 

윗부분 조금 보이는 

주홍색 건물. 오호. 혹시? 


조금만 조금만 더 

잘 보일 곳으로 살살 

가보니 오 예! 


책에서 TV에서 

많이 본 익숙한 모습.


"저기야 저기!"


자신 있게 앞장선다. 

음하하하!!!


가슴이 쿵쿵 쾅쾅

드디어 TV에서만 보던 

그 유명한 곳에!!! 


신년음악회를 

얼마나 즐겨 보았던가.


빈 악우협회라고도 하고 

빈 음악협회라고도 하는

뮤지크 페라인. 


독일 어론 

Musikverein ㅋㅋ


황금홀이라더니 정말

번쩍번쩍 온통 황금빛이다.


아테네 여신이 쫘악 

기둥으로 서 있다. 


클리블렌드 오케스트라. 

프란츠 벨서 뫼스트 지휘다.


유럽에서 보는 

미국 오케스트라단.


2018년에 

창립 100 주년 되는 

실력파 악단이다.


방 바앙 방~ 

헉. 처음으로 들어보는

오홋 오오오오 

소리가 소리가....


자기들 악기를 

좌석에 앉는 대로

튜닝할 뿐인데 


아, 그 소리 조차 

쿵!!!  가슴 쿵! 

너무 부드럽고 아름답다.


무대도 객석도

서서히 자리가 채워지고 있다.


쿵쿵쿵  북을 두들기듯 

악기로 시작되는 

말러 교향곡 6번 


캬~ 어떨까? 

여기서 듣는 그 느낌은!


유니폼을 입은 안내원들이 

장내를 정리하며 

핸드폰 촬영을 금한다. 


좀 더 이 황금홀을 

찍고 싶지만 


난 지시 따라 

얌전히 전원을 끈다.


헉, 그런데 꽐라 꽐라 

내 앞자리의 중국 여자 둘. 


상관없다는 듯 

계속 찍어 댄다. 


안내원이 인상을 쓰며 

크게 저지한다.


잠깐 그치는 가 싶더니 

안내원 눈길만 멀어지면

금방 다시 꺼내 촬영한다. 


곧 제지당하고 

잠시 멈추는 듯하다 

곧 또 찍고. 내참. 


커다란 하프가 두대씩이나!!!

하나, 둘, 셋, 넷...


살짝 연주자들을 세어본다. 

헉 128명?


보통 오케스트라의 두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무대가 꽉 꽉 꽉 차다 못해 

비좁을 지경이다.


어린 시절 들었던 음악을 

마구 자신의 교향곡에

끌어들였다는 말러 


세속적 선율을

교향곡 속으로 과감히 

끌어들인 작곡가


9개의 교향곡을 완성하고 

51세에 하늘나라로 간다.


낭만파적 교향곡의 

마지막 작곡가.


기존 교향곡의 틀을 

정말 무시한다.


쿵쿵쿵 쿵쿵 쿵쿵 

드디어 시작한다. 와우. 


쿵쿵 쿵쿵 빠바 바바

오케스트라 규모가 커서일까?

황금홀의 특성 때문일까?


소리가 소리가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우면서도

온몸에 파고들면서도... ㅎㅎ


쿵쿵 쿵쿵 

행진곡풍으로 요란하게 

쿵쿵거리다가 


문득 너무도 

아름다운 멜로디.


가끔 쾅~  

속을 후련하게 심벌즈

둥둥둥 둥  팀파니, 

실로폰, 트라이앵글, 

첼레스타, 소 방울, 

나무 해머까지. 


'타악기의 병기고가 

통째로 소집되었다.'


라고 할 정도로 

온갖 타악기가 다 동원된

말러 교향곡 6번


그래서인지 

타악기 주자는 맨 위 

끝 줄에서 계속 왔다 갔다~ 


이것저것 다 연주하느라

바쁜가 보다. 하하. 


끝내 지휘자는 

앙코르를 받지 않는다.


쏟아지는 박수에 

무려 6번을  다시 나오면서도.  


"말러 곡은 거의 앙코르를 받지 않아. 

너무 힘들어서일 거야."


앙코르 앙코르 외쳐대는 내게 

남편이 점잖게 한마디. 


집에 오면서도 집에 와서도

쉽게 그 감동은 사라지지 않는다.


유튜브에서 번스타인이 지휘하던 

뮤지크 페라인에서의 

말러 교향곡 6번을 찾아


갤노트 8  사은품으로 받은 

하만 스피커에 연결해


듣고 또 들으며 

우리 세 식구 멍~  

말이 필요 없다.


그때 그 감동 속으로 

다시 풍덩. ㅋㅋ


https://youtu.be/PDYizOtNI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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