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쳇지피티에 별 걸 다 물어본다.
넷플릭스 요즘 재밌는 드라마 뭐가 있을까?
했더니 기생수 더 그레이를 추천했다.
엄마~ 쳇지피티가 추천한 거야.
여보~ 이건 봐야 해.
주말 모처럼 엄마도 나도 남편도
한가한 시간에 난 그걸 틀었다.
여보~ 커피~
그래. 허서방 커피가 일품이지.
엄마와 나의 요청에 남편의 커피가
마련된 것도 물론이다.
아빠~ 커피~
옛날 우리 가족도 그랬다.
아빠는 밤이면
커피 타임~ 하면서
부엌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 분이
커피만은 직접 타서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제공하셨다.
오빠도 회사 다니고
나도 회사 다니고
동생만 학교 다던 시절.
우린 밤마다 거실에서
아빠의 커피와 함께
오빠는 오빠대로 회사에서 어려웠던 일을
난 나대로 오늘 있었던 힘들었던 일을
동생은 동생대로 학교에서 힘들었던 일을
커피 마시며 쏟아내며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곤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대화가 많았다.
그래서 나 역시 결혼하면서
우리 가족에게 언제나
커피 타임~
가족 대화의 방을
자주 열었고
아들 둘인 우리 집도
밤이면 밤마다 그렇게
대화의 장이 열리곤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커피는
옛날 나의 아빠처럼
지금 애들의 아빠인
남편 차지다.
으힉. 괴물. 저게 모야?
넌 무서운 거 못 보잖아.
우리 딸 큰 일 났네.
그렇다. 난 무서운 거 못 본다.
그런데 92세 울 엄마는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것도
정말 잘 보신다.
무섭긴! 영환데!
엄마의 간단한 대답.
맞다. 그래도 난 무섭다.
그런데 이건 무섭긴 한데
폭 빨려 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정
따뜻한 우정 믿음 의리
그런 마음이 있어서 인 것 같다.
어디엔가 통하는 사람
믿어주는 사람
따뜻한 그런 마음은
괴물들이 나오는 극에서조차
울컥하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그런 마음은 언제나 소중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