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생존기
영어 관련 두 번째 이야기는 <영어 울렁증이지만 글로벌 기업에 이직한>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바이벌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제 주변 사례들과 필자가 직접 활용했던 아이디어 중에 효과가 좋았던 방법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 우선 비즈니스/회사/우리 부서에서 주로 쓰는 영어를 파악
이것만 충실히 메모 해놓고 익숙해지면(업무 공간에 두고 보세요) 영어가 한 단계 성장하게 됩니다. 수 많은 영어 단어나 문구 중에 비즈니스에 많이 사용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회사 내에서 자주 쓰이는 약어나 단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마지막 마케팅에서 자주 사용하는 약어와 단어들이 있고, FINANCE 팀은 또 다른 단어들을 쓰고 있습니다. 아래에 예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어 회의에서 의견을 이야기 할 때마다 새로운 문장이나 단어를 쓰면 좋겠지만 처음 영어 시작하면서는 정확한 전달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리스트를 정리하고 이 중에서 본인이 마음에 드는 표현이나 단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내 것처럼 자연스러워 집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와 약어들(실례)
회사 전반: KPI, OKRSCM, Compliance, S&OP
마케팅
IMC(Integrated Marketing Campaign), SKU(Stock Keeping Unit), RTB(Reason to Believe), MOT
세일즈: Trade SHOW, BOGO(Buy 1 Get 1 Free), Markdown(discount)
재무: GP(Gross Profit), CoG(Cost of goods), Depreciation
이메일에 자주 쓰이는 단어와 문장들 (네이버에 많은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료 요청에 답 없는 게으른 동료에게 정중하게 다시 달라고 할 때(I would like to remind you-)
상사에서 컨펌해달라고 할 때 (Please confirm if -)
미팅 어랜지 할 때
부서 이동 후 자기소개할 때...
또, 벤치마킹 전략도 유용합니다.
나한테 온 동료 혹은 관계자들의 이메일 중에서 간결하고 명확하게 읽히는 구조나 문장을 사용하는 이메일을 저장해 두었다가 벤치마킹 하는 것입니다. 스피킹은 벤치마킹이 좀 어렵지만, 필자의 경험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당시 저는 2명의 상사에 보고한 적이 있었는데 모두 여성분이고 한 분은 국내파(즉 국내에서 영어를 독학하신 분), 다른 한 분은 어렸을때 부터 외국에서 살다 온 분이었는데 두 분의 영어 스타일 완전히 달랐습니다. 저는 국내파 상사의 영어 말하는 방법을 따라 하고 싶었습니다. 그 분은 경상도 사투리까지 영어에 녹였던 찐 국내파였지만 언제나 간결한 단문과 어렵지 않은 단어로 모든 의사 소통을 소화했습니다. 반면에 다른 해외파는 상사는 영어를 정말 원어민 같이 잘 하는 듯 보였지만 , 늘 복문과 숙어 중심 사용으로 명료함이 떨어졌습니다.
2. 영어 실력이 하이라이트 되는 순간을 대비 (사내 PRESENTATION, 본사 손님 방문 등)
혼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람 앞에서 하는 Presentation 만큼 개인의 영어 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겁니다. 모국어 발표도 식은땀이 나는데 영어 발표는 더욱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글로벌 기업에서는 영어 발표는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직급이 높을수록 더 자주 있지만 낮은 직급의 담당들에게도 본인 받은 비즈니스를 정리해서 발표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이니 본사에서 중요한 분이 오시게 되면 마켓 리뷰, 소비자 인사이트, 현재까지 매출 실적, 잘 했으면 어떤 이유인지, 매출이 목표 대비 못 가고 있으면 원인 분석을 해내야 합니다. 보통 이런 회의는 한국 내의 사장님부터 시작해서 브랜드를 맡고 있는 담당들도 참석해서 발표를 하죠. 담당들이 실수를 하거나 본사 손님들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 일단 국내 사장님의 심기가 불편해지고 모두 안절부절못합니다. 그러니 이만저만 중요한 회의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충실히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사수가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냐? 보통 그렇지 않고, 어떤 장표를 준비해라 이야기 하고 언제 리허설 한다. 그리고 각자 나와서 리허설 하는 프로세스가 많습니다. 이때는 미리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어떻게, 우선 발표할 파워포인트 장표를 만들고, 페이지 마다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생각하고 메모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발표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각각의 페이지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확인합니다. 그리고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연습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원어민에게 리허설을 한 번 보여주고 교정을 해달라고 합니다. 구두로 한 발표 내용과 슬라이드에 만들어진 노트도 같이 리뷰를 받고 그 내용을 반영해서 발표 전날까지 연습을 계속합니다.
같이 공부하는 영어 선생님에게 리뷰를 부탁하는 것은 단기간 내의 가장 효과적으로 나의 영어를 비즈니스화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연습 많이 해서 거의 외울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암기를 하게 되면 뜻밖의 질문이나 그날 회의 운영 방식 틀어져서 당황하면 통째로 까먹거나 순서가 흐트러지는 대 참사가 나는 경우가 있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숫자도 있고 그래프도 많았던 마켓 리뷰, 시장 점유율 등등 설명하기 힘든 슬라이드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중요한 기회를 잘 끝내면 자신감이 많이 생깁니다. 그리고 영어가 좀 부족해도 노력한 흔적이 보이면 내부적으로도 성실함과 신뢰를 인정받게 됩니다.
영어 학원보다는 성격을 바꿀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고 외국에서 진행하는 회의에 참석하면 스탠딩 파티에 익숙하지 않는 세대였습니다. 영어를 빨리 늘게 하는 방법은 사교적이고 약간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는 것이 최고인듯 합니다. 영어 학원 구력보다는 사교적인 성격이 최고 어드밴티지!
같이 일했던 후배들을 보면 술도 잘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회사에서도 잘 적응하고 영어도 빨리 발전하더라고요. ‘자기가 얘기하는 영어가 문법적으로 틀리던 맞던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 는 태도도 외국 동료들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성격을 바꿀 수 없는데 어떻게 하죠? 영어를 잘하기 위한 사회적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계속 영어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같이 열심히 싸워서 이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