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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Nov 27. 2023

쓰고 싶은 글을 쓰자

브런치계의 VLOG 운영자

전문적인 글들이 더욱 많아진 브런치에서 나처럼 주제 없이 이렇게 에세이를 써도 되나 싶은 요즘이다. 그래서 혼자 뭔가 전문적인 글을 써야 하나 하고 마케터 되기 AtoZ라던가 코인투자 이렇게 하면 망한다라던가 등등 목록을 적어보다가 그만두었다. 그만둔 이유는 단 하나 쓸 수 없는 글이라서 그렇다. 


쓰고 싶지 않은 글은 쓸 수가 없다. 마음이 동하지 않는 글은 쓸 수가 없다. 생계를 위해 아직 글쓰기를 하고 있지 않아 아마 그럴 것 같다. 빵 굽는 타자기, 아니 밥 짓는 노트북이 된다면 아마 어떻게든 글을 써나가겠지만 나에게 글쓰기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즐거움을 한 스푼 넣어서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겐 쓰고 싶은 글만 쓸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담 없이 읽어주실 독자분들도 말이다.


그래서 혼자 정의를 내렸다. 나는 브런치계의 VLOG운영자라고 말이다. 처음에 브이로그를 보면서 왜 볼까 생각을 했었다. 다른 사람들 사는 평범한 이야기가 왜 끌릴까 하고 전혀 비난 없는 궁금함이 있었다. 그러다가 좋아하는 브이로거가 생기고 일할 때면 그녀의 영상을 틀어놓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왜 브이로그를 보는지 혼자 열심히 고찰을 해보았다. 


두서없이 정리해 보면 먼저는 대리만족이다. 브이로거들은 어느 시점에서인가 대리만족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공부하는 유학생들 브이로그를 많이 본다. 정돈된 방과 공부하는 루틴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생각하며 루틴을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루틴을 하면서 브이로거가 된 듯 생각하는 것도 나만의 은밀한(?) 취미이다. 


그리고 공감이다. 너어무 잘 꾸며진 집과 일상은 조금 잘 안 보게 되고 라면 끓이다가 좀 튀기도 하고 커피 마시다가 뒤집어 업기도 하는 그런 브이로거를 잘 보게 된다. 나만 이렇게 지내는 것은 아니지 사람 사는 것 다 똑같지 하면서 평범한 듯 그렇지 않은 듯 일상을 꾸려나가게 된다. 


그리고 정돈된 일상이 주는 평안함이 있다. 브이로거들은 말을 하거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조용한 편이고 집이나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한 영상과 색감이 주는 평안이 있다. 물론 영상을 편집하고 찍으며 더 정돈하는 것도 있겠지만 영상에 비치는 부분들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dGkCIXBQkM

좋아하는 브이로거 중 한 명, 딤디


내 글도 그런 브이로그 같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방은 아이가 하교한 지 30분 만에 어질러지고 분리수거도 해야 하고 냉장고 정리도 해야 하지만 내 글에는 정돈된 루틴들이 올라오고 정제된 생각들이 올라온다. 이런 부분들에 아마 공감도 해주시고 어느 정도는 대리만족도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다큐보다는 브이로그에 가까운 글들이니 말이다. 다큐도 좋지만 그래도 글에는 정제됨이 있어야 하니 책상도 정리하고 옷도 신경 써서 입고 찍는 브이로그처럼 열심히 정리해서 글을 쓴다. 


그래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그냥 매일 읽으시면서 맞아하고 공감도 하시고 웃기도 하시고 이건 좀 나도 해볼까 싶어 하기도 하시면 좋겠다. 그 정도의 즐거움을 드린다면 나 또한 즐거움을 가지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언젠가 갑자기 재테크나 공부법 같은 것을 들고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또한 즐거워서 하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든 앞으로도 쓰고 싶은 글들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쓰려고 한다. 매일 쓰면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글감이 잘 떠오른다. 그건 아마 "매일"써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부담감 없이 써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매일 글 하나"를 연재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었다. 


남은 11달도 잘 부탁드립니다. :) 


사진: UnsplashMarissa Gro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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