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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Dec 06. 2023

네가 있어 다행이야

2023 결산 (1)

2024년을 미리 시작했으니 이제 2023년 마지막 결산글을 써보려 한다. 올해 내 삶에 영향을 준 것들을 몇 가지 선택해 보았다. 정말 벅차게 힘들었던 올 한 해를 보내며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1. 올해의 책: 파친코

좀 뒷북을 치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너무너무너무 재미있고 흡입력이 있어서 놀랐다. 원서를 사볼 정도로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고통에 대한 세밀한 묘사인데 이 책은 그러한 묘사 없이도 절절한 시대상을 그려냈다. 아직 드라마는 보지 못했기에 책으로 선택했다. 작가의 산문이나 다음 작품들이 정말 기대된다. 파친코 2 드라마도 찍고 있다던데 나오기 전에 애플 TV가입해서 정주행 해보려 한다.



2. 올해의 드라마: 프렌즈

올해의 드라마는 역시 "프렌즈"이다. 최근 나온 드라마는 아는 게 잘 없다. 늘 일할 때면 틀어두는 게 프렌즈이다. 프렌즈와 함께 대학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나에게 최고의 드라마이다. 오디오 파일만 MP3에 넣어서 듣고 다닌 적이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이 드라마를 선택한 것은 매튜 페리 때문이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보고 잠시 동안 시간이 멈춘 듯 느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미 40대이고 이미 많은 시대를 지났지만 20대에 파 놓은 우물을 길어먹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의 음악, 드라마, 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프렌즈 세대가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나에게 시대가 저무는 충격이었다. 그래서 그날부터 또 시간 날 때마다 프렌즈를 본다. 주로 밥 먹을 때 보는데 한동안은 눈물이 나서 밥을 먹을 수도 없었다. 오랜 친구가 떠난 느낌이었다. 프렌즈 종영할 때도 너무 힘들었었다. 아마 하나 둘 세상을 떠난 소식을 들으면 더 그렇겠지. 세월이 가는 걸 이렇게 느낀다. 그래도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활기찼던 꿈으로 가득 찼던 그 시절을 기념하며 프렌즈를 다시 틀어본다.


3. 올해의 서비스: 링크드인

링크드인을 그동안 잘 쓰지 않았었다. 한국에서는 원서를 낼 때 링크드인보다는 직접 양식을 다운로드하여서 수작업을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가입만 하고 사용하지를 않았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구직자가 되어 보니 이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 왜 이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만 할 줄 안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가고 있다. 집에서 노트북 하나 있고 영어만 한다면 얼마든지 삶을 영위하며 살아갈 수 있다. 1개월 유료계정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당분간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한다. 나에게 일거리를 가져다주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서비스에 감사 표시를 해야겠다.


4. 올해의 가방: 트레이더 조 에코백

한국에 들어와 정말 돈을 많이 썼다. 간장부터 냉장고까지 살게 너무 많았다. 신혼의 설렘으로 물건을 사던떄와는 다르게 피로감을 느끼며 소비를 했다. 집이 얼추 갖춰지고 나서 생활환경이 안정되고 나서 구입한 거의 첫 번째 물건이 이 에코백이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교 학원을 오가며 노트북을 넣을 안정적이고 크고 가벼운 가방이 필요했다. 백팩을 메기에는 생활반경이 1km 이내라서 에코백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좋아하는 유튜버를 보고 따라서 구매하게 되었다. 하나에 만오천 원이었는데 요즘 3-4만 원 하는 에코백들에 비해 저렴한 데다 훨씬 크고 튼튼하다. 그 후로 이 가방 이외에 다른 가방을 멘 적이 없다. 아이 학교갈떄도 서울에 일 보러 갈 때도 시댁과 친정 갈 때도 항상 이 가방을 들고 다닌다. 아무거나 막 넣어도 다 들어가고 가볍고 튼튼하다. 더러워지면 세탁기에 돌리면 금방 깨끗해진다. 15인치 노트북도 아이 간식도 텀블러도 쏙쏙 다 들어가니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직구만 아니면 몇 개 더 사서 여기저기 돌리고 싶다. 만약 내 브런치에서 이벤트를 하면 아마 이걸 나눠드릴 것 같다.


5. 올해의 유튜버: 딤디 & 원지의 하루

이전에 다른 글에서도 소개한 것 같은데 나를 브이로그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 유튜버이다. 사실 나는 유튜브도 잘 보지 않는다. 쉴 때는 주로 핀터레스트나 프렌즈를 보곤 했었다. 그러다 알고리즘에 의해서 한편을 봤는데 의외로 딤디의 브이로그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전 글에서 쓴 것처럼 단정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 더해 밥 해 먹고사는 것 등에서 유대감을 느끼고 의외의 유머코드에서 웃기도 한다. 재미있는 브이로그의 세계를 발견했다. 나도 내년에는 유튜브를 사부작 시작해보려 하는데 많이 참고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deemd


또 하나는 지구마블 세계여행으로 알게 된 원지의 하루이다. 다른 여행 유튜버들도 알게 되는 되었지만 개인 최향으로 원지의 하루가 너무 재미있었다. 나처럼 누워 있는 것 좋아하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비슷해 동질감을 느끼며 보고 있다. 또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즐겁게 보고 있다.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면 거의 1주일 동안 일하는 내내 틀어놓는 것 같다. 딤디와 함께 가장 많이 보는 유튜버이다. 이분 영상도 나의 유튜버 도전에 많이 참고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im1G


이 외에도 할 말이 많은데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런 잡다한 이야기는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쓸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버거운 한 해를 보내서 뭔가 선정한 것들이 다 잔잔하다. 어렵고 힘든 것들은 소화하기가 어려웠구나 싶다. 그래도 나에게 위안을 주었던 것들이 많아 다행이다.


이외에도 올해의 음식이라던가 올해의 옷이라던가 또 잡다한 이야기들은 12월 안에 다시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 오는 오후, 평안히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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