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영,혁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 건 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때였다.
같이 저녁을 먹는 일, 같이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고 하는 일상의 일들이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졌다.
어버이날 하영이가 쓴 편지에 '내가 매일 야자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늘 현관까지 마중 나와 웃으며 반겨주시는 엄마에게 감사하다' 는 대목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매일매일 만나는게 고마와서 그랬다.
내 품에 있어줄 때 잘해주어야지. 어디가서도 내가 가족에게 환영받고 사랑받는 사람임을 알게 해주어야지 하는 마음이어서 그랬다. 세상에 나가 자기자리 만들며 서려면 몸과 마음이 부딪히고 생채기도 날텐데. 나는 해줄 수 있는게 없다. 그 마음 단단해 질때까지 버틸만한 마음의 든든한 자리하나 만들어줘야지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언젠가부터 아이들이 빨리 독립하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스스로 서기를, 부모의 품이 아닌 넓은 세상을 향해 자신있게 나아가기를, 그래서 하나님 주신 소명을 따라 자신의 몫을 당당히 해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도 아이들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아침을 맞는다. 잠이 덜깬 눈으로 내 눈과 마주친다. 내가 생긋웃으면 따라 웃는다. 오늘도 너희들과 마주할 수 있는 얼마 안남은 날들 중에 하나이기에. 나는 오늘도 감사하고 그리고 감격한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