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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리 Aug 03. 2023

찬란하게 빛나는

2013.12.23

 개월 반의 수업 동안 아이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놀라운 집중력과 재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110명의 아이들  19명의 아이들이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 다른 아이들보다 재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 앞장서서 크리스마스 발표회를 꾸며 나갔다. 로지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무서워하고 부끄러워했는데, 나중에는 가장  목소리로 환히 웃으며 친구들과 노래했다.


우리 애 님들의 패기 있는 패션에 대해선 언제나 크게 감명을 받는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발표회를 맞아 애 님들 꼬까옷 한벌씩 해주고 싶었다. 이역만리 나이로비에 가서 티셔츠를 맞췄다. 색깔은 내 취향대로 핫핑크와 쨍한 하늘색. 등더리엔 날개를 달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지만, 우리 애 님들은 얼굴이 이미 완벽하기 때문에 날개 달린 가방으로 마무리했다. 꼬까옷을 입고 팔락 팔락 뛰어가는 우리 애 님들의 뒷모습이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가는 천사들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다. 이런 게 설빔해 입히던 부모님들의 마음인 건가? 열심히 돈 모아서 내 새끼들 일 년에 옷 한 벌 해 입히니, 보고 또 봐도 너무 예뻐서 애 님들 볼때기 꼬집느라 손꾸락이 저려올 지경이었다.


어쩌면 산다는 건, 생각만 해도 눈물 날 만큼 감동적인 순간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려 버둥대는 건지도 모른다. 하루가 완벽히 행복했던 날. 와토토 왕구와 아름다운 사람들, 마음이 닿은 친구들의 행복한 음악 소리, 웃음 소리, 박수 소리로 가득했던 날.


그 반짝이는 햇살을 잊을 수 있을까.


찬란하게 빛나던 그 하루만 해도 이 일 년이 아깝지 않다.


와토토 왕구: ‘우리 아이들’이라는 뜻의 스와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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