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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snghwn Dec 20. 2021

연하장

밀린 일감을 어떻게든 처리해보려고 아등대다보니 이렇게 한 해가 또 갔더라죠.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어쩌면 자신과 자신의 사람들마저 지레 외면하지는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올 한해는 요컨대 저 자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이 많이 밀리면, 자기 반추를 놀이처럼 하게 되거든요.


후회스런 순간도 있었고,  했다 싶은 순간도 있었, 부끄러운 순간도  많았습니다.


제각기 다른 평가의 순간과 기억 속에서도 일관되게 남은 것이라면-이제는 정말 뻔하지만-사람이더군요.


조금 더 좋은 사람. 사랑할 줄 알고, 애틋할 줄 알고, 소중한 것을 소중히 대할 줄 아는 사람.


제가 그런 사람이었는지, 나아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몇의 의문이 있으나.


그동안 만났던 여러분들은, 진실로 그런 사람들이었구나 지난 시간을 되감아 보며 확신했습니다.


덕분에 초라해질 시간들도, 차마 잊히지 못할 순간들로 장식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되고 싶은 바에 수렴해간다고 믿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닮아가겠습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아프지 말고, 다들 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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