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레시피>
2024년 2월 13일 화요일.
브런치 스토리에 <Life 레시피>로 프롤로그를 쓴 날이다.
약 4개월 동안 40편의 글을 올렸다.
프롤로그가 있다면 에필로그도 있어야 하는데… 글쎄… 과연 에필로그를 쓸 수 있을까?
내게는 딸아이 한 명이 있다.
언젠가 우리 부부는 이 땅을 떠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혼자 남아 있을 딸에게 엄마로서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글로 남기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우리 딸아이 또래의 이 땅의 딸들에게 함께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브런치 스토리>의 문을 두드렸다.
40편의 글은 어떻게 보면 중구난방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요리’, ‘지혜’, ‘감정’, ‘상식’, ‘관계’ 등을 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가고 있는 나도 어찌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시시때때로 느낀다. 엄마가 해 주신 음식들, 사람들과 잘 살아가는 방법, 나를 들여다보는 방법 등등….
부모님께서 직접 말로 가르쳐 주시진 않았지만, 그분들의 삶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일 게다. 부모님은 지금 내 곁에 계시진 않지만, 늘 순간순간마다 부모님이랑 함께 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내가 그랬듯이 딸아이도 우리가 영원히 함께 하진 못해도 이 글로나마 늘 우리와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욕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다음에 우리 부부가 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 내가 쓴 이 글들이 딸아이에게 위로와 살아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지나친 욕심일 수도 ㅋ).
아직도 딸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ㅎ.
지금 이 순간도 <Life 레시피>가 진행 중일 걸 보면….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글을 쓰면서 ‘도대체 에필로그는 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ㅋ.
그러면서도
‘까짓것 못 쓰면 어때!’
‘그래, 그게 뭐 문제야!’하며 오늘도 이 글을 쓴다.
딸아이와 함께 할 시간들을 위해!
*표지 사진 : 강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