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오차즈케(おちゃづけ)
“엄마! 아빠랑 언제 들어와?”
“왜?”
“내가 <오차즈케(おちゃづけ)>를 저녁으로 준비했는데, 아빠 엄마 오실 때 맞춰서 만들려고”
“그게 뭐야?”
“응, 일본 음식인데 나도 처음 해보는 거야.”
“맛있어?”
“응. 엄마도 좋아할 거야. 글쎄… 아빠가 어떨는지…”
모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나도 좋아해! 우리 딸이 해 주는 건데… 뭔들 맛있지 않겠어!”
“그래, 아빠! 맛있게 해 드릴게요 ㅎㅎㅎ”
“고마워, 우리 딸!”
차 핸들을 잡은 남편의 손이 아까보다 훨씬 더 신나 보였다.
“딸, 7시경이면 집에 들어갈 것 같은데…”
“어, 알았어, 엄마! 그때 준비해도 괜찮을 것 같네.”
“그래, 이따 봐!”
외출 중인 우리 부부에게 딸아이가 갑자기 전화를 해서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듣던 중 가장 반가운 소리였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그러게! 당신 닮아 ○○이도 요리를 아주 잘해!”
“기대되는데!”
“엄마! 어디쯤이야?”
“어, 이제 막 집 앞에 도착했어.”
현관문을 열자마자 딸의 분주한 손길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와아! 이게 뭐야? 연어잖아!”
“어, 연어를 토핑으로 올리는 일본 요리야.”
“와아! 맛있겠는데!!!”
“아빠 엄마, 금방 해 줄게!”
우리 부부가 옷을 갈아입고 있는 동안 딸은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붉은 연어가 분홍빛이 되도록 아주 맛있게 구워냈다.
그리고 미리 우려낸 녹차물을 흰쌀 밥 위에 붓고, 그 위에 연어와 고추냉이를 얹었다.
“와아! 너무 예쁘다!”
“아빠 엄마, 정말 예쁘지! 맛도 좋아!”
“이게 이름이 뭐라고?”
“<오차즈케(おちゃづけ)>라고 해.”
“오~ 아주 멋진데!”
딸이 정성껏 만들어준 <오차즈케(おちゃづけ)>라는 일본 요리를 우리 부부는 생전 처음 맛보았다.
우리나라의 <보리굴비>와 약간은 비슷했지만 맛은 전혀 다른 이색적이고도 꽤 맛깔난 음식이었다.
올리브유에 기름진 연어라 느끼할 것 같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았고 오히려 연어의 담백함과 녹차의 쌉싸름함, 고추냉이의 매콤함, 거기에 조미김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담백, 고소,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흰쌀 밥 위에 올라가는 연어는 이 음식의 토핑이라 할 수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때에 따라서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연어 대신에 집 반찬이나 명란, 매실장아찌 등을 올려 먹는다고 한다.
<오차즈케(おちゃづけ)>의 오(お)는 일본어에서 경어(敬語) 중에 하나인데,
주로 단어의 부드러움을 더하거나 상대방을 존경한다는 의미로, 물건 등에 쓰이는 단어이다.
차(茶 : ちゃ)에도 존경의 의미를 담아 오(お) 자를 사용한 <오차즈케(おちゃづけ)>.
딸 덕분에 귀한 요리를 대접받은 기분은 뭐라 할까?
부모를 생각하며 이 요리를 만드는 동안 행복해했을 딸의 미소가 우리 부부의 미소가 되었다.
비록 자녀가 1명이긴 하지만, 딸이길 얼마나 감사한지 ㅋ.
딸 없는 사람들은 배 아프겠지만 ㅋ, 이 내 감정을 어떻게 알까?
딸의 호사스러운 대접을 받은 이 마음을 ㅎㅎㅎ.
딸에게 배운 <오차즈케(おちゃづけ)>
<오차즈케(おちゃづけ)>를 만들기 위한 재료,
생연어(가능하면 껍질 채), 육수(다시마, 멸치), 흰쌀 밥, 녹차 가루(&녹차 티백), 올리브유, 고추냉이, 조미김, 소금, 후춧가루
먼저, 육수를 낸다.
1. 덖은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 뒤 10분 뒤에 건져낸다.
2. 1에 녹차 가루나 녹차 티백을 우려낸다.
3. 차게 식히기 위해 냉장고에 보관한다.
생연어를 굽는다.
1. 생연어에 올리브유를 바른다.
2. 1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간을 10분 정도 해 둔다.
3. 예열된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넣은 뒤 2의 연어가 분홍빛이 되도록 앞뒤 잘 구워낸다.
<오차즈케(おちゃづけ)> 플레이팅 하기
1. 넓은 그릇에 흰쌀 밥을 넣는다.
2. 차게 식혀둔 녹찻물을 1에 살포시 붓는다.
3. 흰쌀 밥 위에 조미김을 잘게 부숴 올린다.
4. 분홍빛으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연어를 흰쌀 밥 위에 잘 올려놓는다.
5. 4의 연어 위에 고추냉이를 적당히 짠다.
* 흰쌀 밥과 연어, 고추냉이를 함께 숟가락에 얹어서 조미김과 함께 먹으면 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