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것

아직 나는 엄마보단 나로 조금 더 살고 싶다

by 삶은 별

어느덧 나도 결혼 5년 차 35살에 결혼을 했기에

결혼 5년이라는 것보다 '이제 마흔이네'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그런 나이


사실 나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결혼을 했기에 결혼했을 땐 1년 후쯤엔 아이를 가질 거라 생각했었다.

남편과 나 모두 아이를 너무 좋아라 했었기에 아이를 갖는 것 엄마가 된다는 것은 그저 자연스러운 단계였는지도 모른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혼은 한 1년 정도 갖고 그리고 아이를 가져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기에 임신에 대한 큰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애초에 없었으며 혹여 아이가 생겨도 신혼은 포기하자라는 생각도 했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났을 때쯤 매달 노력을 해봐도 반응 없는 임태기에 괜한 조바심과 주변에서 나이도 있는데 병원을 가보라는 권유로 난임 병원에까지 가보게 되었다. 나는 생리를 시작하고 생리를 걸러 본적도 주기를 이탈해 본적도 생리통이 심해 본 적도 없기에 당연히 나에게는 조금의 문제도 없고, 혹여 문제가 있다면 남편의 정자의 문제가 있을 거라는 위험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을 이룬다는 것! 가정을 꾸린다는 것! 삶의 큰 결정이며 세상 멋진 일이다.


그러나 결론은 남편이 아닌 나였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물론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다고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 호르몬을 주관하는 수치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에 아이가 생기는 것을 방해할 수 있고 생기더라도 수치에 이상이 있으면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난임 병원에서는 바로 큰 병원에 가볼 것을 권했다. 수치가 꽤나 높았기 때문이다.


그때였던 것 같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 엄마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내 맘대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니 나는 퇴근하면 자꾸 무기력하게 눕기를 일삼았고 살이 찌고 있었다. 그땐 회사 다니니깐 피곤한 내 몸에 그 덕에 살이 찌는 거라 생각했었다. 병명을 듣고 나니 그제야 겁이 나 몸 관리를 했던 것 같다. 운동도 하고 약도 먹고 규칙적인 삶을 살며 그제야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눈뜨고 일어나면 회사를 가고 갔다 오면 저녁을 차려 먹고 그리고는 쓰러지듯 피곤함에 누워있다 씻고 잠드는 단조롭기 그지없는 생활패턴을 깨야만 했었다.


처음으로 막연하게 가졌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보기로 했다. 작년 말 갑상선 기능 저하증 완치를 받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대뜸 '그럼 이제 임신할 수 있겠네 잘됐다'라고 하셨었다. 그래서 나는 나 당분간 아기 안 가질 건데 라고 했더니 엄마는 버럭 하시며 그런 게 어딨냐며 결혼했으면 당연히 아기를 가져야지라는 말을 하셨다.


왜? 결혼하면 당연히 아기를 가져야 하는 걸까?


물론 나도 그땐 결혼하면 당연히 아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주변의 친구들도 어느덧 애둘 애셋 엄마들이 되어 엄마라는 멋진 이름표를 달고 다들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나도 자연히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야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아이를 좋아하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충분한 준비와 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본 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정답은 없다.


다만 지금은 꼭!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빼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아이 없이 산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며 또 아이가 있다고 정답만도 아니듯 엄마가 되지 않았다고 잘못된 삶도 아니며 엄마가 되었다고 완벽한 삶도 아니듯 부부의 삶을 살아가는 흐름에 맞춰서 만들어 가보고 싶어 졌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면서 아이가 생기면 부모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살아나가 보면 되는 것이고, 아이가 없다면 부부로 멋지게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아이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그래서 조카만 봐도 눈이 뒤집어지는 나임에도 나는 아직 엄마가 되는 것은 조금 더 미루고 싶어 진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우리가 원할 때 생기지 않은 아이 그럼 알아서 천천히 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다.

그사이 불현듯 아기가 온다면 또 잘 맞이해서 잘 키울 생각이지만 다만 무작정 기다리거나 오로지 아기가 생기기를 바라보며 살아가지는 않을 참이다.


아직까진

시곗바늘은 우리 시간 부부 분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인생의 시계에 정해진 시간이 있겠지만, 그 시간을 정하는 것은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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